(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통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1일(현지시간) 연준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활짝 열면서 대선과 충돌하는 길을 걷게 됐다고 평가했다.
연준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9월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 공화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자극하게 될 것이고,티미라오스quot연준금리인하하든안하든선과충돌quot국제뉴스기사본문 금리 인하를 보류하면 민주당을 화나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정치 싸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연준으로서는 선거 시기에 정책 변화 가능성에 직면하는 일이 손해 보는 일이 될 수 있다"고 논평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초점은 오로지 경제가 침체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면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맞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준은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 또는 정치적 결과를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해 우리의 정책 수단을 쓰지 않는다"며 "선거 전이든 후든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데이터와 전망, 위험에 기반하는 것이며 다른 어떤 것도 근거로 두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는 대선 전 금리 인하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금리를 낮추면 경기가 활성화되며 여당인 민주당 지지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트럼프는 지난 6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연준의 현재 금리 수준이 "경제에 매우 힘들다"면서도 선거 전 금리 인하를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파월 의장이 9월에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정치적 공세를 강화할 것이란 신호를 보내고 있다.
친 트럼프 성향의 싱크탱크인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 연구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포켄더는 대선 전 금리 인하를 시작하면 연준의 신뢰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공화당원들은 지금 트럼프가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더라도 막상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경제가 강해지기를 원할 것이기 때문에 연준에 대한 질책이 사라질 것으로도 내다보고 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경제 고문이었던 마크 서머린은 "트럼프가 승리한다면 연준을 금세 용서할 것이며, 오히려 트럼프는 취임하자마자 연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을 기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전직 관리들과 연준 출신 인사들은 연준이 불필요한 경제 약세를 방지하고 연착륙 가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하루빨리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바라트 라마무르트티 전 백악관 경제보좌관은 "연준의 재정 및 통화 정책은 매우 강력한 경기 회복을 위해 노력해왔다. 결승선이 눈앞에 있는데 연준이 마라톤을 0.1마일 남겨두고 비틀거리며 넘어지는 것은 비극적인 일이 될 것이다"고 평가했다.
엘리자베스 워렌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상원의원 세 명은 최근 파월에게 금리 인하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며 "금리를 낮추지 않으면 공화당의 정치적 위협에 굴복하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티미라오스는 "연준은 어느 쪽을 택하든 공화당이나 민주당을 화나게 할 가능성이 높지만, 선거철에 통화 정책 변경은 역사적으로 드문 일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에릭 로젠그렌 전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실업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강력한 근거를 갖고 있다며 "적절한 정책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실시하지 않는 것이 정치적 행동"이라고 발언했다.
1995년부터 2022년까지 금리 결정 회의에 참석한 찰스 에반스 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내 모든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연준이 이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은 올바른 정책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조정이 필요할 때 필요한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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