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코퍼' 구리 수급 불균형에 노출…관련 ETF도 고공행진 < 국제뉴스 < 기사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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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E에서 거래되는 구리 가격 일봉 차트:인포맥스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배수연 기자 = 구리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급등하면서 구리 관련 상장지수 펀드(ETF)까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경기 흐름을 선행해 잘 보여준다는 뜻에서 '닥터 코퍼'(Dr. Copper)로도 불리는 구리는 신 재생 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수급 불균형에 노출된 것으로 진단됐다.

23일(현지시간) 연합인포맥스 종목현재가(화면번호 7219)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 거래되는 구리 가격은 지난 20일 장중 한때 톤당 1만1천104.50달러에 거래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구리 가격은 수요가 급증한 데 비해 공급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는 우려를 바탕으로 한달 동안 빅랠리를 이어왔다.

구리 가격 급등으로 구리 인덱스 펀드는 물론 구리 생산업체의 주식을 추적하는 'Global X Copper Miners ET'도 지난 20일 2011년 8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구리 가격의 고공행진은 수요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탓인 것으로 풀이됐다.

올해 초부터 구리 가격은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줄어들고 탄탄한 노동 시장과 긍정적인 기업 실적 덕분에 상승해왔다. 전 세계 구리 소비의 50%를 차지하는 중국의 경제 회복 징후도 수요를 강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인베스코의 전략가인 캐이시 크리스키는 "이제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올해 언젠가 통화 완화를 시작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고 있다"면서 "경제가 개선되면 '닥터 코퍼'에도 호재가 될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구리 수요는 경기 회복보다는 재생 에너지와의 연관성 덕분에 더 크게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원자재 이코노미스트인 키란 톰킨스는 "전기차,닥터코퍼구리수급불균형에노출관련ETF도고공행진국제뉴스기사본문 재생 가능 저장장치, 전력망 확장, 배터리 저장 용도로 사용되는 산업 금속의 소비는 2050년까지 매년 약 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는 2010년 이후 전반적인 금속 소비 증가율의 두 배 정도 수준이다"고 강조했다.

구리는 또한 인공지능(AI)을 위한 '새로운 금'으로 부상하고 있다. AI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는 더 큰 데이터 센터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구리의 수요를 촉진할 수 있다는 게 전략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공급 부문도 구리 가격에 우호적인 것으로 진단됐다. LME의 물리적 금속 재고에 따르면, 구리 공급은 지난 25년 동안 최저 수준에 있거나 그 근처에 있다.

인베스코의 크리스키는 "구리를 찾고 땅에서 캐는 데는 약 10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속도로 구리 광산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 곳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급과 수요가 맞지 않을 때 무엇인가가 변화해야 한다"면서 "변화하고 있는 것은 가격이다"고 덧붙였다.

구리 가격의 리스크 요인은 인플레이션 압력인 것으로 분석됐다. 구리에 대한 엄청난 수요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고 연준이 올해 말 금리를 인하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가 상승이 더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구리 가격 상승은 건설 및 제조 부문의 생산 비용을 증가시켜 상품 및 서비스의 소비자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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