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지난달 톤(t)당 1만 달러를 넘겨 역사상 최고점을 돌파한 구리 가격이 한동안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투기 수요도 밀려들고 있어 구리 가격이 고점을 또 다시 갈아치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맥쿼리 그룹은 오는 7~9월 구리 가격이 톤당 9천800달러까지 밀린 뒤 10~12월 상승세를 재개해 1만500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면서다. 맥쿼리는 2023~2030년 사이에 전 세계 구리 수요가 19%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세계 최대 구리 시장인 중국의 자체 수요는 16% 늘어나는 데 그치겠지만 다른 지역의 수요가 넘쳐날 것으로 관측했다. 인도의 수요는 61%로 가장 빠르게 많아지고,구리가격만달러위고공비행지속quot투기수요몰려국제뉴스기사본문 나머지 아시아 지역 수요는 25% 확대할 것으로 예측했다.
구릿값 상승의 배경에 투기적 세력의 움직임이 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조사기관 우드맥킨지의 엘레니 조아니데스 구리 리서치 디렉터는 "최근 구리 가격 상승은 주로 투기적이었다"고 말했다. 미국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주식 전망이 어두워지자 투자자들이 원자재로 관심을 돌렸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최근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BHP그룹의 영국 경쟁업체 앵글로아메리칸 인수 시도 역시 투자자들에게 구리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우드맥킨지는 올해 시장에서 구리 공급이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중국의 수요는 예상보다 완만해질 것으로 점쳤다.
골드만삭스도 구리 가격 상승론에 힘을 실었다. 골드만삭스는 연말까지 구리 값이 톤당 1만2천달러로 급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재생 에너지와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고 인공지능(AI) 개발을 위한 데이터 센터가 늘어나고 있어 구리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본 무역업체들은 장기적으로 구리 수요 증가가 공급을 앞지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무역회사 미쓰이앤코의 한 트레이더는 "중국의 구리 수요가 과거만큼 강하지는 않지만, 중장기적으로 연간 약 2.5~3.0%의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여기에 인도와 베트남, 필리핀 등도 높은 경제 성장으로 구리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종합상사 마루베니의 오자와 노리노부 비철금속 거래 부문 총괄 매니저는 "특히 신흥 시장에서 커지고 있는 친환경 전환과 전기화의 수요가 중국 경제 둔화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오자와의 분석에 따르면 전체 구리 수요 2천500만톤 중 데이터센터를 위한 수요가 약 20만톤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이 규모가 지금은 작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2030년 이후에는 하나의 정제소와 동등해질 수 있어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경기 흐름을 선행해 보여준다는 뜻에서 '닥터 코퍼'(Dr.Copper)로 불리는 구리 가격은 지난달 20일 1만1천104.50달러에 거래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후 구리 가격은 이날까지 계속해서 1만 달러 이상에서 거래되고 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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