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어머니 손맛' 흉내 낼까? < 국제뉴스 < 기사본문

사우디 `글로벌 AI 서밋'의 씁쓸한 단상

사우디아라비아 빈 살만 왕세자

사우디 최고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사진)가 대회 의장(Chairman)으로 직접 주관해 수도 리야드에서 10~12일 AI 부문 세계 최대 규모인 `글로벌 AI 서밋(GAIN)'이 열렸다. 사우디를 탈석유 경제로 탈바꿈하기 위해 빈 살만이 강력히 추진해온 `비전 2030' 프로젝트에 제시된 96개 전략 목표의 70%가량이 AI와 연계된 것으로 파악되는 것도 이 나라 왕실이 얼마나 GAIN 2024에 공을 들였는지를 짐작게 한다.

AI 바탕 혁신을 위해 이미 400억달러 펀드를 조성한 사우디는 이번 행사에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100여개국에서 내로라하는 AI 전문가 300명 이상을 초청해,어머니손맛흉내낼까국제뉴스기사본문 'NOW, NEXT, NEVER'라는 슬로건 아래에 150여개 세션을 가졌다. 이를 통해 생성형 AI 최신 기술과 알고리즘 공유에 애쓰는 한편, 관련 글로벌 인맥 구축과 함께 AI 윤리 및 거버넌스 미래도 짚어보는 다양한 노력을 보였다.

사우디는 이번 행사를 위해 거금을 들여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및 퀄컴 등 글로벌 빅테크는 물론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 'AI 잠룡'과 함께 '글로벌 사우스' 권역 국들까지 광범위하게 초청해 '석유자본' 파워를 거듭 과시했다. 필자도 'delegate' 자격으로 초청돼, 사우디의 이런 탈바꿈 노력을 잠시나마 현장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사우디의 이런 노력 방향은 분명히 맞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AI 잠재력을 '내 것'으로 만들려는 '경제적 인프라'가 갖춰졌다고 해도, 이를 현실적으로 '사회적 인프라'가 뒷받침하지 못하는 한 빈 살만이 갈구하는 글로벌 AI 허브 꿈이 '그림의 떡'이겠다는 생각을 내내 떨칠 수 없었다. 숙소인 6성 호텔 IT 인프라와 GAIN 사무국의 행사 진행 등을 지켜 보며 `개혁 실행은 어디서나 힘들구나'하는 씁쓸함에서도 벗어날 수 없었다.

이번 행사에서 AI와 인간관계를 주제로 세션을 주도한 인사는 필자 견해에 공감한다며 "AI가 부단한 학습으로 업그레이드되듯이, 인간을 비롯한 사회적 인프라도 단계적으로 거쳐야 하는 학습 과정이 필요함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고 귀띔했다. 그는 "사우디가 AI 기술력에 집중하기보다는 특히 휴머니티를 포함한 AI의 복합 융합적 측면도 동시에 고려해, 이 부문 가성비 경쟁력을 높이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개도국 IT 인프라 정책 입안과 구축을 여러 번 자문한 그는 "인간이 기술적 측면에서 AI를 겁내는 건 이해한다"며 "하지만 핵심은 AI가 `언제 어느 강도'로 그럴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중요한 건 인간이 그런 상황에 얼마나 열려(open) 있을지"라고 강조했다.

이 말을 들으며 'AI 요리사가 과연 어머니 손맛을 낼 수 있을까, 그렇다면 어느 정도일까'라는 엉뚱한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서인지 'NOW, NEXT, NEVER'란 대회 슬로건을 다시 한번 곱씹어보게 됐다. <국제경제부 선재규>

jk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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