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연준 물가 목표 수정 고찰…'인플레 혐오 미국인이 걸림돌' < 국제뉴스 < 기사본문

일부 학자들,연준물가목표수정고찰인플레혐오미국인이걸림돌국제뉴스기사본문 4% 물가 목표 적정 의견

하버드 연구에서 "인플레가 실업보다 두 배 더 나쁘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미국 경제는 20여년 만에 5.5%(기준금리 상단 기준)라는 초고금리 정책을 쓰고 있다. 너무 급하게 올린 탓에 부작용 우려가 꾸준하다. 주요국을 따라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동참하고 싶지만, 중앙은행의 물가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과제가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2%)를 높이면 금리인하에 대한 부담은 상당 부분 사라진다. 일부 학자들은 이에 동조했지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혐오하는 미국인들이 많아진 터라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유력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일부 저명한 경제학자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연준의 물가 목표치를 2%보다 훨씬 높게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낮은 인플레이션과 초저금리, 미약한 경제 회복을 이유로 들었다"고 적었다.

이렇게 되면 지금처럼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라 고금리 정책을 폈을 때, 향후 인하할 여지가 확대한다. 성장률이 제로(0)로 가기 전에 대응하기 쉽다.

WSJ은 다수의 경제학자를 거론하며 이들이 연준 물가 목표치로 4%를 제시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매사추세츠공대(MIT) 명예교수인 올리비에 블랑샤르는 이미 지난 2010년에 4%를 제안했다. 그는 미래 제로금리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며 여전히 인플레 목표치 상향에 동의하고 있다. 다만, 연준의 신뢰성을 위해서 일단 물가상승률이 2%에는 도달하는 게 낫다고 본다.

존스홉킨스대학교의 로렌스 볼 교수도 이 수치가 적절하다고 판단한다. 지난 1980년 초대에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이 인플레를 잡았다고 인정받고 있는데, 실상 나중에 물가상승률이 4%대에서 등락했다는 것이다.

볼 교수는 "사람들이 4% 인플레이션 세계에 익숙해지고 이게 표준이라면 특별히 불만스러워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차피 나중에 인플레 목표치를 높일 것이라면, 지금 2% 터치에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다.

UC버클리의 욘 스테인손 교수도 한때는 인플레 목표치 상향에 공감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학자들의 '적당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미국인들의 반감이 상당하다고 결론 내렸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급등 이후 소비자심리가 회복되지 않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앨런 그린스펀의 견해를 따라 2% 목표가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하버드대학교의 스테파니 스탄체바 교수의 최근 연구에서는 미국인들이 인플레이션 1%포인트 상승을 실업률 1%포인트 상승보다 두 배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설문 대상자들은 물가 상승이 재정 여력을 낮추면서도, 정신적 부담을 키운다고 답했다. 인플레이션 때문에 인지적 압박이 커지는 복잡한 문제라는 것이다.

스테인손 교수는 "사람들이 인플레이션을 싫어하는 것은 타당한 이유가 있다"며 "학자들은 각종 비용을 모델링하고 명확하게 표현하는 데 많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겸손해야 한다"고 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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