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동 이슈로 엔화 가치 연중 최고치로 올라서
주식·채권은 21세기 최대 변동성…BOJ 의심 급증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이재헌 강수지 기자 =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을 빠져나오며 글로벌 G2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일본 시장이 역대급으로 흔들리고 있다. 엔화 가치 찾기에 집중된 몇달간의 노력이 결실을 얻었지만,의모쿠아미논란엔화얻고주식채권내줬다국제뉴스기사본문 주식·채권시장의 변동성이 21세기 최대 수준으로 확대했기 때문이다. 모처럼 매파를 자처한 일본은행(BOJ)의 노력이 다시 되돌려진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모습이다.
◇ 美·중동 겹악재…日 주식·채권, 수십여년만 기록
5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1)에 따르면 이날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15.25bp 급락 출발했다. 지난 1999년 2월 16일(20bp) 이후 개장금리(시가) 낙폭이 가장 크다.
이날 일본 증시 주요 지수인 닛케이225 지수는 7% 이상 하락 중이다. 이대로 장을 마친다면 이틀간 13% 넘는 하락률을 기록하게 된다. 닛케이 기준 37년 만에 가장 큰 낙폭도 재경신할 수 있다. 주식과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모두 21세기 들어 최대다.
미국 실업률 상승 등 고용시장 충격과 중동 이슈가 겹친 영향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7월 실업률은 4.3%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4.1%)를 웃돌면서 4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중동 이슈는 이스라엘의 상대로 이란이 가세하면서 악화일로다. 앤서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에게 이란과 헤즈볼라가 24시간 이내에 이스라엘을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월요일(5일) 상황실에서 국가안보팀을 소집해 중동 사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소식이 아시아 시장 장중에 전해지면서 미국채 금리도 흔들리는 상태다.
◇ BOJ 매파 타이밍 '극악'…도로 아미타불 가능성
글로벌 주식·채권시장에서 공통으로 쏠림이 나타나고 있는데, 일본은 다소 특수성이 추가된다. 이번 랠리 직전에 BOJ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금리인상을 동시에 단행하는 매파적 스탠스를 취해서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지난달 31일, 금융정책결정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엔화 약세를 중대한 위험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강한 발언을 내놨다.
이후 달러-엔 환율은 연저점 부근으로 내려가며 안정을 찾았다. 하지만, 역사적인 변동성을 주식·채권과 비교해보면 득보다 실이 많다는 얘기가 현지에서 제기된다. BOJ가 엔화 잡기에 치중하다 주식과 채권을 잃었다는 평가다.
상황이 악화하면 긴축을 진행할 동력이 상실한다는 우려다. BOJ는 물가-임금-소비의 선순환을 꾀하는데, 급격한 엔화 강세는 물가 하방 요인이 된다. 중동 이슈까지 불거져 엔화는 또 다른 안전자산으로 지목되고 있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투기 세력까지 붙을 수 있는 셈이다.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2116)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부터 엔화 가치의 달러 대비 상승률은 다른 주요국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다.
일본 주식시장이 계속 망가지면 BOJ는 긴축이 아니라 다시 완화로 돌려야 할 지경이다. 우리나라에서 쓰이는 '도로아미타불'의 뜻을 가진 일본의 속담 '모토노 모쿠아미' 논란이다.
토시마 앤 어소시에이츠의 도시마 이쓰오 대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7월에 금리를 인하했어야 했고, BOJ는 인상을 연기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며 "파월 의장과 우에다 총재의 고통스러운 판단 오류라는 지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 시장은 'BOJ를 존중해야 한다'에서 'BOJ를 의심하라', '우에다씨의 과오다' 등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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