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배수연 기자 = 21세기 들어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인도증시에 대형 게이트가 발생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공매도 보고서로 명성을 얻고 있는 미국 기반의 힌덴버그 리서치가 인도증시의 규제 관련 최고 수장이 주가 조작이 의심되는 특정 역외 펀드의 투자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고 하고 있어서다.
11일 CNBC에 따르면 힌덴버그 리서치는 내부고발자의 자료를 인용해 인도 시장 규제 기관인 증권거래위원회(SEBI)의 기관장인 마다비 푸리 부치와 그의 남편이 인도의 재벌 그룹인 아다니 그룹이 활용했던 특정 역외 펀드에 투자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펀드는 아다니 그룹 회장인 고탐 아다니와 형제인 비노드 아다니 등 관계자들이 상당한 금액을 투자한 역외 펀드다.
◇ 부치는 결백 주장…힌덴버그가 되레 규정 위반
이에 대해 부치는 해당 보고서의 주장이 근거 없다고 부인했다. 부치는 모든 공시 요건과 회피 의무를 성실히 준수했다고 강조했다. 부치는 힌덴버그 보고서에서 언급된 펀드에 대한 투자가 2015년 개인 자격으로 이루어졌으며,힌덴버그quot인도증시감독수장이주가조작펀드지분보유의혹quot국제뉴스기사본문 이는 SEBI에 합류하기 2년 전이라고 덧붙였다.
인도 시장 규제 기관인 SEBI는 투자자들에게 힌덴버그와 같은 보고서에 반응하기 전에 평정심을 유지하고 적절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요청했다. 이 기관은 힌덴버그가 아다니 그룹에 대해 제기한 혐의들이 적절히 조사됐으며 24건의 조사 중 23건이 2024년 3월에 완료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힌덴버그는 지난해 1월 아다니 그룹의 부적절한 조세 피난처 사용과 주가 조작을 주장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는 그룹의 부인에도 1천500억 달러 규모의 주식 투매를 촉발시켰다. 이후 주가는 부분적으로 회복됐다.
SEBI는 힌덴버그의 2023년 보고서에 대해 조사를 실시 중이며 지난 5월에 아다니 그룹의 6개 회사가 인도 주식시장 규정 위반 혐의에 대한 통지를 받았다고 공개했다.
SEBI는 아다니 그룹에 대한 조사와 함께 힌덴버그 리서치에도 '소명 요구' 통지를 보냈다. 비공개 정보를 이용해 공매도를 설정함으로써 국가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힌덴버그 리서치는 지난달 자사 웹사이트에 게시한 글에서 이런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강조하면서 자사 웹사이트에 공개한 글에서 규제 기관의 통지서도 공개했다.
힌덴버그는 파이낸셜 타임스의 조사를 인용해 아다니 그룹 관련 기업들이 그룹 회사 주식 거래에 사용한 버뮤다 기반의 글로벌 오퍼튜니티 펀드에 하위 펀드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힌데버그는 또 내부고발자 문서를 인용해 부치와 남편이 2015년에 이 하위 펀드 중 하나의 투자자였다고 주장했다.
힌덴버그는 2017년 부치가 인도 SEBI의 두 번째로 높은 직위인 상임 위원으로 임명되기 전에 남편이 계좌의 단독 운영자가 되기를 요청한 것으로 내부고발자의 자료에 드러나 있다고 강조했다.
부치는 2022년에 규제 기관인 SEBI 수장으로 임명됐다.
◇ 힌덴버그, 니콜라 사태로 월가에서 인정받아
힌덴버그 리서치는 지난 2020년 제2의 테슬라로 시장에서 주목받아온 전기 트럭 제조업체 니콜라의 주가를 단번에 폭락시켜 주목을 받았다. 당시 설립자인 네이선 앤드슨이 주도한 67페이지짜리 보고서는 니콜라의 주가를 곧바로 50%가량 떨어뜨렸다. 앤더슨은 보고서에서 니콜라는 수십 가지 거짓말로 이뤄진 사기업체라며 회사가 거짓말로 대형 자동차 회사들과 파트너십을 맺어왔다고 주장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미 법무부가 보고서에 제기된 의혹을 살펴보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고, 니콜라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트레버 밀턴은 해당 논란으로 이사회 의장에서 사임했다.
니콜라측은 힌덴버그의 보고서는 투자자들에게 "부정적 인상"이나 "부정적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힌덴버그는 공매도 투자자로 주가 하락으로 이익을 보기 위해 이같은 허위 사실을 퍼트렸다고 주장했다.
당시 월가는 니콜라의 변명보다는 힌덴버그의 공매도 리포트를 더 신뢰하는 투자패턴을 보여주는 등 앤더슨의 손을 들어줬다.
힌덴버그는 네이선 앤더슨이 직원 5명과 지난 2017년부터 기업이 숨기고 있는 부정적 부분을 탐사한 보고서를 쓰기 시작해 눈길을 끌었다.
2014년부터 앤더슨은 의심스러운 투자 회사들을 발굴하기 위해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로 구성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후 정부로부터 보상을 기대하며 내부고발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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