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재귀성 역설 빠졌다…인하 거론할수록 동결 길어져" < 국제뉴스 < 기사본문

아폴로 수석 이코노미스트 주장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미국 정책금리 인하의 걸림돌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자신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제가 순항 중인데도 인하를 언급해 금융 여건을 더욱 완화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연준이 인하를 거론할수록 동결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 '재귀성 역설'에 빠졌다는 진단이다.

미국 경제 매체 포춘은 1일(현지시간) 아폴로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분석한 '미국 금융 여건' 차트를 소개했다. 자본시장 전반의 신용 비용과 유동성 등을 지수로 표현한 것이다. 지수가 높을수록 금융 여건이 완화적이고,연준재귀성역설빠졌다인하거론할수록동결길어져quot국제뉴스기사본문 낮으면 반대다.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이 지수를 미국 정책금리 추이와 함께 놨다. 연준의 금리인상에 맞춰 점진적으로 하락하던 금융 여건 지수는 작년 11월부터 상승 중이다. 이로써 최근에 미국의 이번 금리인상기 이전보다 더 완화적인 금융 여건이 조성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금융 여건만 보면 역대급이라던 금리인상이 무색해진 셈이다.

금융 여건이 완화한 이유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때문이라고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주장했다. 파월 의장이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자 주식·채권을 비롯한 다양한 부문의 자산 가치가 급등해서다.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주식시장은 엔비디아를 비롯한 기업들의 실적 호조로 강세를 보이고 있었고, 인공지능(AI)이 향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 중이었다"며 "여기에 확대 재정 정책까지 더해져 올해 고용·인플레이션이 반등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작년 11월에 연준이 인하를 언급하기 시작한 이후 S&P500의 시가총액은 9조달러가 늘었다"며 "작년 미국의 소비자 지출이 19조원인 점을 고려하면 몇 달 만에 가계 부문은 연간 지출의 약 50%에 해당하는 횡재를 경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 기저에 있는 AI와 재정의 효과는 지속 중이다. 경제 순풍에 금리인하론까지 튀어나와 연준의 금리인상 효과는 상쇄됐다고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판단했다. 앞으로 몇 분기 동안은 경제가 가속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그는 "연준이 다음 행보로 금리인하를 얘기할수록 금융 여건은 더욱 완화되고 인하가 더 어려워진다"며 "이는 연준 인하에 대한 '재귀성 역설(Reflexivity Paradox)'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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