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중국 위안화 가치가 달러 대비 7개월 만에 최저치(달러-위안 환율 기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중국 인민은행(PBOC)이 딜레마에 빠졌다.
24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위안화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약세에 접근하면서 중국 정책담당자들은 위안화의 방향을 결정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부딪혔다.
위안화 약세는 수출을 늘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무역 긴장 고조와 자본 유출 등을 불러올 수 있다.
PBOC는 이날 오전 달러-위안(CNY) 거래 기준환율을 전장 대비 0.0005위안(0.01%) 오른 7.1201위안에 고시했다. 달러-위안 환율 상승은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의 하락을 의미한다.
4일 연속 절하 고시를 하며 위안화 가치 하락 방어에 나선 모습이다.
연합인포맥스 해외 주요국 외환 시세(6411)에 따르면 역외 달러-위안(CNH)은 이날 장중 7.2924위안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경신했으나 PBOC의 기준환율 고시 이후 7.28위안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19일 판궁성 PBOC 총재는 "달러 상승 모멘텀 약화는 위안화에 수혜"라며 "이자율과 지급준비율(RRR) 등 다양한 통화정책 도구를 유연하게 사용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줄어들면서 연말까지 위안화 약세를 강하게 예상하고 있다.
특히 중국 위안화는 미국 대선에 따른 위안화 자산 보유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프랑스계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SG)의 수석 아시아 거시전략가인 성기용은 "중국 위안화에 대해 여전히 약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3분기 위안화가 달러 대비 7.4 수준까지 근접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07년 12월 이후 가장 약한 수준이다.
5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0.3% 상승해 4월과 변동이 없는 등 디플레이션 우려가 상존하는 만큼 위안화 약세를 당분간 용인할 수 있다.
다만, 위안화 약세는 미국 및 유럽과의 무역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가능성이 있다.
홍콩 미즈호증권의 외환 전략책임자인 켄 청은 "중국이 잠재적인 관세 인상으로 인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위안화 절하를 허용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위안화의 급격한 평가절하가 자본 유출을 악화시킬 위험에 대해 중국 당국자들은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부자들은 저수익 위안화 예금 금리와 실망스러운 주식시장 실적, 최근 정책에도 반응하지 않는 부동산 시장 등에 해외로 자산을 분산하려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노무라 애널리스트 크레이그 챈은 "작년 9월 위안화가 절하 압력을 받았을 당시 은행들이 현물 달러를 위안화로 매도하고 1년 선물환으로 교환했다"며 "오는 9월에 주요 은행에 대한 압박이 시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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