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를 이용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이어지면서 중국 위안화가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다음 통화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현지시간) 미국 투자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쿤 고 ANZ은행 아시아 리서치 헤드는 "위안화는 엔화 다음의 잠재적인 캐리 트레이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장이 이러한 가능성에 대해 엿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란 저렴한 엔화를 빌려 고금리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행위를 말한다.
그런데 최근 외환 시장에선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변화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움직임이 확산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까지 겹치자 투자자들은 대규모의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나섰다.
한 달 전 161엔대였던 달러-엔 환율은 지난 5일 141엔대까지 떨어졌다. 달러-엔 환율의 하락은 엔화 가치의 상승을 뜻한다.
이런 가운데 중국 위안화도 강세를 나타냈다. 올해 상반기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로 약세를 나타냈지만,엔캐리청엔화지고안화뜬다국제뉴스기사본문 엔화 강세와 더불어 오른 것이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지난 5일 7.0825위안까지 떨어지며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위안 환율의 하락은 위안화 가치의 상승을 의미한다.
고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캐리 트레이드 투자자는 중국의 수출업체로 분석된다.
그는 "중국은 대규모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데도 중국 통화인 위안화는 계속 약세를 보였다"며 "중국 투자자들이 캐리 트레이드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미국 달러에 돈을 투자함으로써 훨씬 더 나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투자회사 JLL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중화권 연구 책임자인 브루스 팽에 따르면 지난 6월 중국 기업들은 현지 은행을 통해 2016년 12월 이후 가장 많은 미국 달러화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미국 연준이 다음 달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국 수출업체들은 달러화를 다시 환전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고는 내다봤다. 이는 일부 아시아 통화의 큰 움직임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위안화 캐리 트레이드에 관여하는 것은 중국 수출업체뿐만이 아니다.
팽이 인용한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위안화 표시 채권에 대한 비중국인의 투자는 800억 달러 가까이 증가해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는 지난 6일 메모에서 위안화를 주목해야 한다고 경고하면서 캐리 트레이드 자금 조달에 사용되는 역외 위안화를 둘러싼 포지셔닝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위안화와 다른 주요 통화 간에는 주요한 차이점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즈호의 상무이사인 비슈누 바라탄은 "위안화는 엔화만큼 유동적이거나 글로벌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안화는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로 올해 상반기 달러 대비 꾸준히 약세를 보였으며 이는 금리 차 이야기를 훨씬 뛰어넘는 것"이라며 "지정학적 리스크도 크다"고 설명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PBOC)은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통화 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PBOC는 지난달 22일 실질적인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0.1%포인트 내렸다. 시장에선 올해 PBOC가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PBOC의 이러한 완화 기조는 오히려 위안 캐리 트레이드 증가를 부추길 수 있다고 AXA 투자 매니저스의 잉루이 왕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지난 몇 년 동안 달러 수익을 축적해온 중국 수출업체들은 단기적으로 위안화 강세 압력을 받을 수 있다"며 "달러 미수금을 위안화로 전환해 위안화를 강세로 전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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