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특히 금과 구리 가격이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2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지는 "금리 인하는 채권이나 부동산과 같은 자산과 달리 수익률을 제공하지 않는 원자재 소유의 기회비용을 낮춘다"며 "정책 금리가 낮아지면 은행,英이 보험사, 연기금 등 인플레이션에 대비하려는 투자자에게 원자재의 상대적 매력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지난 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에서 금리 인하를 시사했으며 첫 번째 금리 인하는 이달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트레이더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JP모건 체이스에 따르면 파월 의장의 발언이 있었던 지난 23일 이후 한 주간 모든 원자재 시장의 순투자자 포지션은 전주 대비 13% 증가한 970억 달러로 4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광범위한 산업용 금속의 가격은 파월 의장의 연설을 앞두고 이미 4∼10% 상승한 바 있다.
원자재 중에는 특히 금과 구리 가격이 금리 인하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다.
금의 경우 지정학적 긴장, 소매 수요, 중앙은행들의 매수에 힘입어 가격이 폭등하고 있으며 지난달 20일 1온스당 2,570.40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MUFG는 금값이 현재 온스당 2천500달러에서 내년 3천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구리의 경우에도 최근 몇 년 동안 친환경 전환에 대한 역할로 인해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에산 코만 MUFG 원자재 수석 애널리스트는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이후 1년 동안 원자재 전체가 다른 모든 대형 자산군을 능가하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만 애널리스트는 향후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될 경우 '닷컴 붕괴' 직후인 2001년 상황보다는 연준이 경기 침체를 완화하기 위해 경기 사이클 중간에 세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해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던 1995년 당시와 비슷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다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결정에 따라 가격이 영향을 받는 석유의 경우 가장 정치적으로 민감한 원자재로 금리 인하 영향을 비교적 덜 받을 수 있다. 또한 석탄과 곡물 같은 '벌크' 원자재의 경우 금리 변동에 가장 덜 민감한 원자재로 꼽힌다.
판무레 리베럼의 톰 프라이스 애널리스트는 "(벌크 원자재) 시장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지배하며 현지 요인을 더 크게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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