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배수연 기자 =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전 총재(사진)가 최근의 가파른 엔화 강세에도 시장 전반이 공황상태에 빠질 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최근의 엔화 강세가 시의적절하고 건전한 조정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장 클로드 트리셰 전 ECB 총재는 유럽부채 위기에 대응해 증권 시장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유럽연합(EU) 통화정책의 근간을 세우며 ECB의 존재감을 확립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장 클로드 트리셰 전 ECB 총재는 인터뷰에서 "일본의 통화정책이 매파적으로 전환되고,전ECB총재quot달러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과 실망스러운 미국 고용 지표가 지난 2일과 5일에 걸쳐 전 세계 시장을 흔들었다"고 설명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트리셰 전 총재는 "이번 조정은 어떤 면에서 건전한 조정으로 볼 수 있다"면서 "물론 우리는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러워야 하지만, 지난 2일과 5일 우리가 목도한 조정에 대해 타당하고 이해할만한 이유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아마도 시의적절했던 것 같다면서 미국, 유럽, 그리고 글로벌 경제에 여전히 존재하는 긍정적인 요소들이 있어 공황상태에 빠질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 시점에서 공황상태에 빠지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해 보인다"고 거듭 강조했다.
트리셰 전 총재는 "미국에 대해 공황상태에 빠질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면서 "7월 미국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여전히 성장 영역에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주 예상보다 약한 7월 고용 보고서 이후 미국 경기 침체 논란이 불거졌다. 하지만, 일부 경제학자들과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정책 입안자들은 이 지표가 심각한 경기 하강을 나타낸다는 견해를 일축했다.
시장은 이미 연준이 9월 중순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25bp가 아닌 50bp 인하에 대한 베팅을 거의 75%까지 늘렸다.
증시 기술적 분석의 고전인 '엘리어트 파동이론'을 저술한 로버트 프렉터는 등 일부 전문가는 연준이 예정된 회의 사이에 긴급 금리 인하를 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트리셰 전 총재는 이날 연준이 25bp와 50bp 사이에서 '망설이고' 있을 수는 있지만, 현재 지표가 긴급 금리 인하를 지지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고려할 때 연준이 그런 요소(긴급 금리 인하)를 제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그는 "앞으로 몇 주 안에 더 많은 경제지표가 더 명확한 그림을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리셰 전 총재는 경제 강세의 또 다른 신호를 지적하며, 미국과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지만, 중앙은행들이 인정받아야 할 지속적인 디스인플레이션 기간이 있었다고 풀이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예상치 못했던 (시장의) 일들이 어떤 면에서는 건전한 조정으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나는 여전히 매우 조심스럽고 신중한 입장이다"고 덧붙였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달 3일 장중 한때 162.00엔을 기록한 뒤 지난 5일에는 장중 한대 141.684엔까지 떨어지는 등 한 달 사이에 무려 12.5%나 급락했다.
엔화의 가파른 강세로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가 폭락하고 일본 닛케이 225 지수가 지난 5일 12%나 폭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엔화 가치의 가파른 상승세로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캐리 트레이드는 투자자가 저금리 통화를 빌려 다른 곳의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자산에 재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투자자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일본의 낮은 변동성과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에 따른 저금리를 활용해 엔화 캐리 트레이드에 몰려들었다.
조정 장세는 일반적으로 자산이나 지수의 가치가 10% 이상 하락해 장기 추세에 더 가까워지는 것을 의미한다.
ne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3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