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미국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이 안전자산인 금을 사들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세계금협회(WGC)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WGC에 따르면 응답자 5명 중 4명 이상은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례 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응답률이다.

주요국 중앙은행 13%를 포함해 1년 안에 전 세계 중앙은행의 30% 가까이가 금 보유량을 늘릴 계획이다.

신흥국 중앙은행은 대체로 금 보유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반면 금 보유를 긍정적으로 바라본 선진국 중앙은행은 지난해 38%에 그쳤던 것에서 올해 57%로 급증했다.

이와 동시에 선진국 중앙은행은 달러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대한 전망을 점점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들 중 56%는 달러 비중이 1년 전의 46%에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흥국 중앙은행 중 70% 가까이도 같은 견해를 공유했다.

보고서는 "중앙은행들이 금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리스크를 완화하고 글로벌 정치 및 경제적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며 "금은 장기적 가치도 지니고 있으며 위기 상황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달러는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달러약세론금매입늘리는각국중앙은행국제뉴스기사본문 중국 등 국가가 달러 외 통화의 사용을 장려하면서 인기를 잃기 시작했다. 이른바 '탈달러화' 현상으로 달러가 전 세계 외환보유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강해지고 있다.

다가오는 미국의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달러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일부 중앙은행은 달러 비중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지난 2년간 전 세계 중앙은행은 대대적인 금 매입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전 세계 중앙은행은 1천37.4톤(t)의 금을 매입했는데, 이는 2022년 1천81.9t을 매입한 데 이어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매입량이다.

이에 금 선물 가격은 지난 4월 12일 2천448.8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샤오카이 판 WGC 아시아 태평양 지역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이례적인 시장 압력과 전례 없는 경제적 불확실성, 정치적 격변 등으로 중앙은행들은 금 매입에 나서게 됐다"며 "금 가격 급등과 같은 영향이 단기적으로 중앙은행들의 매입세를 둔화시킬 수는 있겠지만, 전반적인 추세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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