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미국 유력 방송사 CNN이 일본의 기형적인 사직 관련 기업 문화를 조명했다. '평생' 직장 개념과 상명하복식 구조가 너무 강해 퇴사 대행사가 성행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3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일본 도쿄에 위치한 퇴사 대행사 '모우무리'에 접수된 의뢰는 작년 연간 1만1천건으로 집계됐다. 모우무리라는 회사 이름은 일본어로 '이제는 불가능'이라는 뜻을 가진 '모우무리(もう無理)'에서 따왔다. 회사가 2022년에 신설됐으니,과로사위기에도사직서못내CN퇴사대행사조명국제뉴스기사본문 얼마 지나지 않아 고객들이 문전성시다.
일본의 직장인들이 일을 그만두겠다고 밝히는 데 대행사까지 쓰는 이유로 CNN은 악명 높은 상명하복식 문화를 지목했다. 전통적으로 수십 년 혹은 한명의 고용주와 평생을 일하는 관습에서 파생된 문화다. 이는 고용주가 사직의 결정권을 지닌 형태로 변질했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하면 고용주가 찢어버리거나, 무릎 꿇고 절을 하며 내보내달라고 해도 허락하지 않는 경우들이 발생한다고 CNN은 소개했다.
일부는 사직 의사를 표한 근로자를 괴롭히기도 한다. 자택에 찾아가 초인종을 계속 누르고, 사찰로 데려가 저주받았다고 협박한다. 주로 식료품 업계나 의료계, 복지 관련 기업들에서 악행이 많이 관찰된 것으로 알려졌다.
퇴사가 어려운 '블랙 기업'은 업무 강도도 세다. 거의 매일 같이 야근해 과로사 위험에 노출된다. 과거 NHK 기자가 한 달에 159시간 초과 근무한 후 사망하고, 고베 소재 병원의 의사가 200시간이 넘는 초과 근무를 비관해 자살한 사건들이 유명하다.
악습이 대대로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에야 퇴사 대행사가 생겨난 이유는 MZ세대들의 사회 진출 확산이 꼽혔다.
CNN은 "급속한 고령화와 출산율 감소로 일본의 젊은 세대들이 이전 세대보다 시장에서 더 많은 발언권을 갖게 됐다"며 "직장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주저하지 않고 그만둘 수 있지만, 제삼자가 사직을 대신해주는 것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모우무리의 가와마타 시오리 매니저는 "솔직히 퇴사 대행 서비스는 사회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러길 바란다"면서도 "고객들의 사례를 듣다 보면 아직은 멀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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