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이석훈 연구원 = 삼성전자가 경쟁사 대비 주주환원에 인색해 주가 상 저평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사보다 풍부한 현금성 자산을 주주환원에 활용해 저평가를 해소한다면 주가가 30%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13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경쟁사 대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기준 삼성전자의 PBR은 1.42로 애플(40.69),데이터로본코리아디스카운트 하이얼 스마트 홈(2.62), TSMC(6.27), SK하이닉스(2.58) 등 경쟁사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사업부는 메모리,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가전, 모바일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사업 범주가 비교적 넓어 각 영역에서 경쟁을 펼치는 기업들을 비교군으로 넣었다.
추측해볼 수 있는 저평가 요인 중 하나로는 비효율적인 자본 활용을 들 수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유동비율은 2.55로 애플(1.04), 하이얼 스마트 홈(1.14), TSMC(2.39), SK하이닉스(1.41) 등 경쟁사 대비 높게 집계됐다. 유동비율은 기업이 부채를 상환하고자 단기간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의 비중을 말한다.
자기자본 대비 수익률을 나타내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대부분의 경쟁사를 하회했다.
삼성전자의 ROE는 5.65인 반면, 애플은 147.25, 하이얼 스마트 홈은 16.87, TSMC는 25.33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마이너스(-)7.96으로 집계됐다.
ROE가 낮다는 건 자본을 그만큼 효율적으로 쓰지 못한다는 걸 의미한다. 여기에 유동비율이 경쟁사보다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순이익 창출에 기여하지 않는 자산들이 상대적으로 많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만큼 주주환원에 쓰일 여력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TSMC와 비교했을 때 주주환원책을 확대할 여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기준 삼성전자의 현금성자산은 710억 달러로 TSMC(560억 달러)보다 약 150억 달러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성자산 차이 분을 현 환율로 환산하면 약 20조 원으로, 이는 삼성전자 순자산(370조 원)의 6%다. 6%를 주주환원에 활용해 PBR이 경쟁사 최소 수준인 2배까지 오르게 된다면 주가는 약 30% 오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일 삼성전자 주가는 7만5천700원이었다.
높은 유동비율은 삼성전자가 인수·합병(M&A)을 위해 실탄을 준비하는 행보로 해석될 순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의 M&A는 많은 부분 진척됐다"고 밝힌 바 있다.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진 건 독일 자동차 전장업체인 콘티넨탈의 전장사업이다. 실제 성사된다면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빅딜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다만, M&A 특성상 성사 여부는 불확실한 측면이 크다. 게다가 다양한 사업부가 현재 자본 활용의 비효율을 낳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주환원 확대가 마냥 현실적이지 않다고 선을 긋긴 어렵다. 경쟁사로 꼽히는 애플과 TSMC의 경우 각각 모바일·PC와 파운드리에 집중하고 있다.
이석훈 연합인포맥스 연구원은 "순이익 창출에 기여하지 않는 자산은 주주환원을 통해 주당순자산을 슬림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사업부가 각기 다른 비즈니스 사이클을 타기 때문에 유동자산을 상시 높게 가져가야 하는 비효율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 각 사업부 경쟁사 PBR에 비춰보면 복잡한 사업구조를 감안하더라도 PBR은 적어도 2 이상이 적정하다"고 부연했다.
joongj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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