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이달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시장에서는 '빅 컷(50bp 인하)' 기대를 접은 분위기다.
오는 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25bp 인하에 베팅하는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12일 연합인포맥스가 미국의 9월 FOMC 통화 정책회의 결과에 대한 국내외 30개 기관의 전망치를 종합한 결과(화면번호 8852)에 따르면 5.00~5.25%로 기준금리가 25bp 낮아질 것으로 보는 기관이 29개에 달했다.
ING만 빅 컷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연준은 작년 7월 마지막으로 금리를 25bp 인상한 뒤 같은 해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8회 연속 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2001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서 지난 8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9월 금리인하를 시사했다.
당시 그는 "정책을 조정할 시간이 다가왔다"며 "금리인하의 시기와 폭은 향후 입수되는 경제 지표,폴월bp인하압도적멀어진빅컷기대국제뉴스기사본문 경제 전망, 리스크의 균형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둔화했으며 노동 시장은 더 이상 강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상당히 하락했고, 노동 시장은 더 이상 과열된 상태가 아니다"며 "연준의 양대 책무에 대한 위험의 균형도 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한 노동 시장을 지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의 최근 주된 관심이 인플레이션 억제보다는 고용시장 안정으로 옮겨간 것이다.
미국의 고용지표도 연준의 금리인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국 8월 고용 증가 폭이 다소 반등하긴 했지만, 예상보다는 부진한 상황이 이어졌다.
8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4만2천명 증가했다. 8월 고용 증가 폭이 7월보다는 커졌지만, 직전 12개월간 평균 증가 폭 20만2천명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7월 고용 증가 폭은 종전 발표 때의 11만4천명에서 8만9천명으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이는 미국의 고용 사정이 종전에 알려진 것보다 더 약화했음을 시사한다.
8월 실업률은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7월(4.3%) 대비 소폭 낮아진 4.2%로 나타났다.
김선태 KB국민은행 연구원은 "경기 불확실성과 물가 상승률 둔화에 따라 9월 FOMC부터 금리인하 기조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금리차의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경우 글로벌 대규모 자금 이동(캐리트레이드)을 촉발할 수 있고, 아직 전반적인 크레딧 위험이 심각하게 높은 상황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의 재반등 위험도 잠재해 있기 때문에 빅컷보다는 25bp 인하에 그칠 가능성이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침체 논란이 불거졌지만, 실제 성장률과 실업률 레벨, 완화적 금융환경 등을 고려할 때 9월 25bp 인하 출발을 예상한다"며 "연내 100bp 이상 인하 기대가 형성돼 있지만, 미국 주식시장의 급격한 조정 혹은 실업률이 연말까지 4.5% 이상 오르지 않을 경우 빅 컷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과도해 연준이 연착륙을 가정하고 점진적인 금리인하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물가안정 기조가 뚜렷한 가운데 최근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당분간 인플레이션 관련 부담은 크게 낮아졌다"며 "실물경기가 침체에 돌입할 가능성은 작아 보이지만 고용지표는 예상보다 둔탁한 흐름 속에 정상화 과정에 있고, 소비를 비롯한 경기 둔화 흐름도 분명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연준의 금리인하 폭이 미지수인 만큼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막판 가늠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ING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비농업 부문 신규고용 등 고용지표가 50bp 금리 인하를 확신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시장은 이제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를 이해하기 위해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에 주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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