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배수연 기자 = 세계 최고의 반도체 강국으로 자리매김한 대만이 전력난에 직면하면서 반도체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CNBC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이날 대만의 천종쉰 중화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인터뷰에서 "잠재적인 전력 부족과 전력 품질 및 신뢰성 저하에 대한 우려는 반도체 산업에 운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일상이 된 정전
지난 7년간 대만에서는 3차례의 대규모 정전이 있었고,대만전력난이세계반도체수급에낭패가될수있어quot국제뉴스기사본문 지난 1년간에도 소규모 정전이 잇따랐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만 해도 북대만에서만 사흘에 걸쳐 다중 전력난이 기록됐다. 다중 전력난은 여러 지역 또는 여러 전력 시스템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전력 공급 부족 현상을 의미한다. 2022년에만 313건의 정전 사고가 있었다. 그해에 발생한 대규모 정전으로 500만 가구 이상이 영향을 받은 반면, 2017년에 발생한 또 다른 대규모 정전으로 거의 700만 가구가 피해를 입었다.
대서양위원회 글로벌 에너지 센터의 수석 연구원인 조셉 웹스터는 "대만은 에너지 위기와 함께 더 중요한 전력난을 동시에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은 주로 석탄과 가스인 에너지 수요의 97%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른 나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섬 지역인 대만은 에너지 공급 차질에 취약하다고 말했다.
◇ 값싼 가정용 전기요금도 전력부족 부채질
정전은 부분적으로 노후화된 전력망 때문이지만, 전력난은 주로 대만의 저렴한 전기요금의 결과물인 것으로 풀이됐다. 이는 수요를 증가시키고 공급 부족으로 이어진다는 게 웹스터의 분석이다.
대만은 최근 대규모 산업용 사용자의 전기요금을 15% 인상한 반면 주거용 소비요금은 동결했다.
대만 경제부는 지금 전기요금이 20년 전보다 저렴하다고 밝혔다. 그동안 석유등 세계 원자재 가격은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만 전력회사인 대만전력공사(TPC)는 적자를 양산하고 있다. 국영 기업인 TPC는 2022년에 적자가 확대된 데 이어 2023년에 세전 기준으로 63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했다.
시장정보 플랫폼 알파센스의 미셸 브로피 리서치 디렉터는 "TPC가 손해를 보고 있어 반도체 산업과 대만 경제 전반에 잠재적인 전력 차질이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 전력 배급 지속되면 반도체 수급에도 차질
대만의 산업용 전기 소비자는 2023년 전력 소비량의 55% 이상을 차지했다. 반도체 회사를 포함한 이러한 산업용 소비자들은 기회가 될 때마다 전기에 대한 지속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공급을 요구해 왔다.
웹스터는 "앞으로 대만이 한정된 물량 때문에 전력을 배급하는 형태로 더 자주 대응해야 한다면 자국 반도체 기업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에너지 공급이 중단되면 반도체 제조 속도가 느려지고 전 세계 반도체 가격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대만의 전력난은 세계 반도체 시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정전은 세계 산업 전반에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대 첨단 칩 제조업체인 TSMC는 전 세계 파운드리 수익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진행 중인 인공지능(AI) 붐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애플과 엔비디아도 TSMC의 핵심 고객이다.
한편 그린피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제조업은 2030년까지 매출 규모가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며, 그때까지 237테라와트시의 전력을 소비할 전망이다.
애틀랜틱 카운슬 글로벌 에너지 센터에 따르면 대만의 반도체 제조업 전력 소비량도 2030년까지 23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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