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연준에 금융기관별 내년 달러-엔 환율 전망 엇갈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외환 시장의 내년 달러-엔 환율 전망이 138엔부터 160엔까지 크게 엇갈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무역 정책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정책 중 어느 쪽이 엔화 환율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인지 시각의 차이에 따라 금융기관별로 내년 엔화 전망이 오락가락하는 양상이다.
25일 연합인포맥스 해외 주요국 외환 시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9분 기준 달러-엔 환율은 전장 대비 0.77% 내린 153.647엔에 거래됐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 7월 초 162엔까지 오른 뒤 9월에는 일본은행(BOJ)의 환율 개입과 금리 인상으로 인해 139엔대까지 떨어지며 엔고로 돌아선 바 있다.
이어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행보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가 겹치며 엔저 기조를 재개해 156엔대로 올라섰다.
일부 전문가들은 내년 엔저 기조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표적인 기관이 영국계 HSBC다.
HSBC는 내년 6월 말 달러-엔 환율이 160엔까지 치솟을 것이라며 기존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기존 달러-엔 환율 전망치였던 138엔에서 22엔이나 올려 잡았다.
HSBC는 "향후 몇 분기 동안 달러는 엔화 대비 강세를 이어가며 지난 7월에 기록한 162엔 부근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HSBC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경계감에 무게를 뒀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관세 인상과 감세 등의 조치로 현재는 주춤해진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되살아나고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도 더뎌질 것으로 관측했다.
HSBC는 "현재로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우선순위와 구체적인 시행 시기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이지만,오락가락내년엔화전망엔에서엔까지국제뉴스기사본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훨씬 더 높은 금리 수준과 더 강력한 경제 성장을 배경으로 달러화는 엔화 대비 우위를 점할 것"으로 분석했다.
영국 바클레이즈도 당분간 엔저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뿐만 아니라 연방의회 상하 양원의 다수당을 공화당이 차지하고 있어 트럼프 정책의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주목했다.
바클레이즈는 내년 3월 말 달러-엔 환율이 158엔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모다 신이치로 바클레이즈 외환 담당자는 "내년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관세 인상 등이 제시되면 달러 강세가 진행되기 쉽다"고 말했다.
반면 엔고를 주장하는 이들은 연준의 금리 인하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 무게를 싣고 있다.
미국 모건스탠리는 완만한 엔고 흐름을 예상하며 내년 6월 말 달러-엔 환율이 140엔에 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건스탠리의 매크로 전략 부문 글로벌 책임자인 매튜 혼백은 미·일 금리 차에 주목했다.
그는 "미국 경기는 내년 상반기에 둔화할 것이며, 연준은 내년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총 1%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BOJ는 내년 1월과 7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며 미·일 금리 차가 크게 축소되면서 내년 상반기 엔화 강세, 달러 약세가 진행될 것으로 점쳤다.
모건스탠리는 달러-엔 환율이 내년 6월 말 140엔을 거쳐 내년 연말에는 138엔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실제로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내년 하반기 이후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내년 하반기 전까지는 트럼프 행정부가 연준의 통화 정책에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스즈키 스미토모 은행의 수석 외환 전략가인 스즈키 히로시는 "트럼프 정권에 의한 달러 강세는 올해 안에 진정될 것이며, 점차 시장의 시선은 연준의 통화정책으로 옮겨갈 것"이라며 "현재 우크라이나 정세가 긴장을 고조시키며 엔화를 교착 상태에 빠트렸지만, 우리의 주요 시나리오는 엔화 강세, 달러 약세"라고 강조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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