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이 경제 망쳐"…호주 재무장관 지적에 공방 확산 < 국제뉴스 < 기사본문

정부-RBA 대립각에 정치권·학계 가세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호주의 경제 성장률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른바 '탓'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재무장관이 호주중앙은행(RBA)의 금리인상을 원인으로 직접 거론한 만큼,금리인상이경제망쳐quot호주재무장관지적에공방확산국제뉴스기사본문 향후 통화정책 변화에도 영향을 줄지 시장참가자들의 이목이 쏠린다.

3일 호주 ABC 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짐 차머스 호주 재무장관은 "연이은 금리인상이 경제를 망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를 강타한 금리인상의 영향에 글로벌 불확실성이 더해졌다"며 "수요일에 발표될 국민계정에서 성장세 약화와 침체를 보여준다고 해도 전혀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4일 호주의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발표를 앞두고 재무장관이 시장 심리 마사지에 나선 셈이다. 현재 시장에서 형성된 호주의 지난 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전기 대비 0.2%다. 전년과 비교하면 1% 내외로 GDP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대로 결과가 나온다면, 호주 성장률은 세 분기 연속 1%대에 머무르게 된다.

재무장관의 RBA 관련 언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과 7월에도 '금리인상이 소비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호주 기준금리와 호주 국채 3년물 금리 추이

RBA는 2022년 5월부터 총 13차례 기준금리를 올렸다. 작년 11월 인상이 마지막이다. 이후 4.35%의 기준금리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이미 금리인하를 시작했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달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유력하다.

하지만, 호주는 좀처럼 잡히지 않는 물가 때문에 인하에 소극적이다. 미셸 블록 RBA 총재는 지난달 의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에 대한 추가 진전은 있었지만, 속도가 매우 느리다"며 "금리 인하를 고려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것이 RBA 이사회의 메시지"라고 전했다.

성장 부진이 답답한 호주 정부가 RBA를 타깃으로 삼자 정치권의 반발이 제기됐다.

호주 야당인 자유당의 제인 흄 대변인은 "호주 정부가 자신의 경제 정책 실패를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려 한다"며 "차머스 장관은 이전에 필립 로우 전 RBA 총재를 비난하다가 이번에는 자신이 직접 선택한 블록 총재를 탓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더불어 "스스로 거울을 보라"고 일침을 가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차머스 장관의 발언이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옹호했다. 금리인상이 수요 억제에 영향을 끼친다고 거들었다.

호주 국채 3년물 금리는 지난 두 달간 50bp 이상 하락하며 금리인하 베팅을 강화 중이다. 이날 오후에도 매수세가 확산해 1.3bp가량 금리가 떨어지고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호주 정부가 RBA에 화살을 겨누는 모습을 부정적으로 인식한다.

조지워싱턴대학의 스티븐 해밀턴 경제학 조교수는 "차머스 장관이 RBA를 선제적으로 비난했지만, 정부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관리하는 데 조금만 더 집중했다면 호주는 처음부터 이 혼란을 피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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