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YMI] 작년 '매달 6만명' 과장됐나…美 고용 신뢰성 논란 < 국제뉴스 < 기사본문

美 노동부 분기 데이터 따르면 증가폭 줄어들어…정례 수정서 하향 가능성

과장 감안하더라도 속도는 견조…불법 이민자까지 치면 더 많을 수도

워싱턴D.C. 연준 에클스빌딩 전경.
사진 제공: 연준.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글로벌 금융시장이 가장 중시하는 데이터 중 하나인 미국의 월간 고용보고서가 신뢰성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이 보통 '미국 고용 헤드라인'이라고 부르는 월간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폭이 실상보다 부풀려져 있다는 지적이 가시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11일 송고된 '[ICYMI] 미국 고용,작년매달만명과장됐고용신뢰성논란국제뉴스기사본문 실제로는 줄고 있나' 기사 참고)

지난 5일 공개된 미국 노동부의 작년 4분기 고용·임금조사(QCEW, Quarterly Census of Employment and Wages)가 이런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QCEW에 기반해 계산하면 작년 월간 고용 증가폭이 상당히 줄어들어서다.

약 1천200만곳의 고용주들이 제출한 실업보험 기록에 근거해 집계되는 QCEW는 미국 일자리의 95% 이상을 커버할 정도로 포괄적인 조사다. 따라서 월간 고용보고서(CES, Current Employment Statistics) 비해 정확도가 높다고 평가되지만, 거의 6개월의 시차를 두고 발표되기 때문에 시의성이 떨어진다는 게 단점이다.

작년 4분기 QCEW에 따르면, 미국의 전체 고용은 작년 말 기준으로 약 1억5천485만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에 비해 232만명 정도 늘어난 것으로, 월간 증가폭은 대략 19만3천명이다.

반면 월간 고용보고서에 기반한 작년 한 해 고용 증가폭은 대략 301만명으로 더 많았다. 월간 평균은 약 25만1천명으로, QCEW에 비해 매달 5만8천명 정도 고용이 더 많이 늘어난 것으로 계산됐다.

QCEW는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안에서도 참고하는 자료다. 필라델피아 연은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석 달 간격으로 QCEW가 나올 때마다 이를 감안해 고용 증가폭을 별도로 추정해서 내놓는다. 작년 4분기 QCEW를 반영한 추정치는 오는 13일 공개된다.

필라델리아 연준의 지난 3월 보고서. 노란색이 월간 고용보고서에 기반한 증가율.
출처: 필라델피아 연은 홈페이지.

필라델피아 연은이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QCEW를 고려할 때 작년 3분기까지 1년 동안 미국의 고용은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간 고용보고서(+2.0%)만 따졌을 때보다 고용이 상당히 덜 늘어났다는 얘기다.

미 노동부는 QCEW 등을 반영해 해마다 월간 고용보고서의 벤치마크를 수정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예비치는 오는 8월에, 최종치는 내년 2월에 공개한다.

QCEW 상의 고용 증가폭이 월간 보고서보다 작다는 점을 고려하면 벤치마크 수정을 거치면 월간 보고서 상의 고용도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올해 2월 이전 벤치마크 수정 결과가 발표됐을 때는 작년 3월 기준 총 비농업부문 고용이 계절조정 기준으로 26만6천명 하향됐었다.

6만명 정도가 실제 과장됐다 하더라도 19만명을 웃도는 월간 증가폭은 충분히 견조하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이다. 월간 고용보고서가 실상을 완전히 다르게 전하고 있을 가능성은 작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QCEW는 미국 노동시장은 강하다고 자신해 온 연준의 자신감에 시장 참가자들이 의구심을 가질 만한 빌미는 충분히 제공할 만하다.

시장 일각에서는 고용주 대상 조사(기업조사, Establishment Survey)에서 산출되는 비농업부문 고용뿐 아니라 가계조사(Household Survey)도 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가계조사는 증가세가 꾸준히 이어져 온 기업조사와 달리 고용이 줄어드는 경우도 적지 않게 있었다.

데이터 출처: 미국 노동통계국(BLS).

QCEW가 훨씬 광범위한 조사라는 데는 이의가 없지만 실업보험 기록을 근거로 한다는 점이 정확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팬데믹 사태 후 이민이 크게 늘어난 점이 미국 노동시장의 화두 중 하나인데, 실업보험 기록으로는 취업 중인 불법 이민자들을 식별해 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QCEW는 실업보험 기록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지난해 고용 증가에 크게 기여한 불법 이민자를 제외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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