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인하 초읽기…금보다 은 주목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금과 실질 금리의 전통적인 상관관계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긴축기에는 예외적인 모습을 보였다. 금은 무이자 자산으로 일반적으로 실질 금리가 상승하면 투자 매력이 줄어들어 금값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연준 긴축기에는 실질 금리와 금값이 오히려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모습을 보였다.
13일 연합인포맥스가 2006년 이후 실질금리를 가늠할 수 있는 미국 10년 물가연동국채(TIPS) 금리와 금값 변동을 분석한 결과 금과 실질 금리는 대체로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평균 상관계수는 약 -0.5 수준이다. 실질 금리가 높아질수록 금과 같은 무이자 자산은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400일 롤링 상관관계 분석에 따르면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낸 시기도 있었다. 연준의 긴축으로 실질 금리가 올랐음에도 금값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상승한 결과다.
2017년에는 연준이 금리 인상 사이클을 지속하며 실질 금리가 꾸준히 상승했지만,데이터로본금값실질금리와반대연준긴축기엔예외빅데이터뉴스국제뉴스기사본문 달러 약세와 글로벌 경제 회복에 따른 원자재 수요 증가로 인해 금값이 하락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실질 금리와 금값이 함께 상승하는 양의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2023년에는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물가 상승 압력이 금값 상승세를 지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지역의 긴장이 지속되면서 안전 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고 금값이 올랐다.
이에 따라 최근 금값은 온스당 2500달러까지 상승하는 등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다가오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실질금리 하락에 따른 귀금속 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도 쏠린다.
금융시장은 금보다 은의 투자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은 역시 실질 금리와 음의 상관관계(-0.45)를 보이는 자산이지만 최근 금의 급등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 금과 은의 비율은 약 85:1 수준으로 상승하며 역사적 평균인 70:1을 크게 웃돈다. 금에 비해 은이 크게 오르지 못했다는 의미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연준의 금리 인하 신호가 위험자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금리 하락으로 금 가격도 상승하겠지만 귀금속 중에서도 위험자산의 성격이 더 강한 은이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리 하락기에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면 은의 상방 변동성이 금보다 더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황 부장은 "실제 경기 침체가 현실화한다면 은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라면서도 "현재로서는 연준의 금리 인하로 경기 하방 위험이 줄어들고 있어 은 가격의 상승 여력이 확대되는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온스당 30달러를 밑도는 은 가격은 매력적인 진입 기회가 될 수 있다"라며 "하반기 중 35달러에서 최대 40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여지가 있다. 단기적으로 은에 대한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kslee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3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