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이 혼조를 보이고 있다. 7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약 3년 반 만에 가장 둔화했지만 시장 기대치에는 못 미친듯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14일(미국 동부시간) 오전 9시 30분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보다 0.10bp 오른 3.854%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3.00bp 상승한 3.972%를 가리켰다.
30년물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1.10bp 내린 4.154%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간 역전 폭은 전 거래일의 -8.9bp에서 -11.8bp로 확대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예상치에 부합하며 약 3년 반 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3%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7월 CPI 전년 동기 대비 2.9% 올랐다. 이는 지난 2021년 3월 이후 가장 둔화한 수준의 물가 상승률이다. 7월 CPI는 연합인포맥스의 시장 예상치 3.0% 상승도 소폭 하회했다.
전월 대비로는 0.2% 상승해 마찬가지로 예상치에 부합했다.
변동성이 큰 식음료와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모두 월가의 예상에 부합했다. 7월 근원 CPI는 전년 동기 대비 3.2%,美국 전월 대비로는 0.2% 올랐다.
이같은 결과에 국채금리는 순간 낙폭을 확대했지만 이내 급반등한 이후 다시 보합권으로 내려오며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인플레이션 둔화가 다시 한번 확인됐지만 채권시장은 현재 레벨이 합당한지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는 금리 선물시장의 반응에서도 드러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7월 CPI 발표 직후 9월에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을 60.5%까지 높여 잡았다. 50bp 인하 확률은 39.5%로 전일 마감 무렵 대비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결국 7월 CPI를 본 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에 금리를 50bp 내리기는 어렵다고 본 투자자가 더 늘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현재 국채금리가 너무 낮다고 판단한 일부 투자자는 채권 매도로 대응했고 이 과정에서 두 진영 간 힘싸움이 벌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7월 CPI에서 주거비가 실망스러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7월 주거비 물가는 전월 대비 0.4%, 전년 동기 대비로는 5.1% 상승했다. 이는 전월의 월간 상승률(0.2%↑)보다 두 배가량 가팔라진 수치다.
노동부는 주거비 물가가 7월 소비자물가 상승의 90%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주거비는 CPI 가중치의 35%를 차지해 CPI 산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폴 애쉬워스 수석 북미 이코노미스트는 "7월 주거비가 가파르게 반등한 것은 실망스러운 디테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6월에는 주택 인플레이션 측정 지수가 모두 가파르게 둔화했었고 그것이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며 "7월 주거비 수치는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프린시펄자산운용의 시마 샤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이날 나온 CPI는 연준이 9월부터 금리인하를 개시하는 데 있어서 남은 장애물을 모두 제거했다"면서도 "7월 CPI는 50bp 금리인하가 그렇게 긴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보여줬다"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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