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빈자의 고통' 지적 포스팅……일론 머스크도 공감 나타내
금리 내리면 자산 양극화 더 심해질 수도…FOMC 의사록에도 실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라이더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면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오히려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이색적인 주장으로 화제가 됐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거물이 일반적인 경제 상식에 어긋나는 견해를 내놓자 공감한다는 이들도 꽤 나타났다. (지난 18일 송고된 '블랙록 채권 CIO "연준,고금리에부자들만이득quot블랙록채권CIO의인하제뉴스기사본문 인플레 낮추려면 오히려 금리 내려야"' 기사 참고)
라이더 CIO는 블랙록에서 약 2조4천억달러의 자산을 책임지고 있다. 미국 채권분석가협회(FIASI)의 '명예의 전당'에 왕년의 채권왕 빌 그로스 등과 이름을 올려두고 있다.
라이더 CIO가 제시하는 핵심 논거는 높은 금리로 인해 부자들만 이득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늘어난 이자소득을 배경으로 서비스 부문에서 지출을 늘리고 있는 탓에 인플레이션을 잡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그는 주장한다.
라이더 CIO는 고금리의 고통은 저소득층에게만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금리를 빨리 내리는 게 인플레이션을 잡는 측면에서나 저소득층의 부담을 덜어주는 측면에서나 낫다는 얘기다.
라이더 CIO는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금리 인하론을 열성적으로 설파하고 있다.
그는 29일(현지시간)에는 향후 6개월 동안 해외여행을 갈 계획이 있다는 소비자의 비중이 팬데믹 사태 전의 약 두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콘퍼런스보드의 설문조사 결과를 차트로 올렸다.
그는 "경제에서 금리에 민감한 부분은 점점 압박을 받고 있는 반면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는 최대 지출자들에게 거의 전적으로 발생하는 현금 및 유동 투자에 대한 높은 수익에 힘입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자들은 고금리하에서도 소비를 만끽하며 살고 있다는 말이다.
라이더 CIO는 하루 전에는 최하위 소득층의 소비자신뢰지수가 지난 석 달 동안 급락했음을 보여주는 차트를 제시하면서 "이는 이 집단이 오늘날 높은 금리로 인해 겪고 있는 불균형적인 스트레스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라이더 CIO는 엑스의 소유주이자 재계 거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공감을 끌어내는 데도 성공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주 라이더 CIO의 트윗에 "연준이 금리를 내려야 하고, 그렇게 하면 저소득층에게 실질적으로 이익이 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댓글을 달고 나서 "나는 그 입장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라이더 CIO의 금리 인하론은 일견 타당성이 있어 보이지만 자산 양극화를 더 부추길 소지를 안고 있다. 금리가 하락하면 고소득층의 이자소득은 줄어들지 몰라도 주식, 부동산 등의 가격 상승으로 이들의 자산은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 데이터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미국의 상위 0.01%는 전체 자산의 12.1%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는 전체의 27.4%, 상위 10%는 전체의 62.0%에 달하는 자산을 갖고 있었다.
이른바 '자산효과'가 불균등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도 실렸다.
의사록은 "두 명의 참가자는 최근 주식 및 주택 가격 상승에 따른 큰 자산 증가로 인해 금융환경이 전체 소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유한 가정에 우호적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고 기술했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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