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용 우려 커진 것과 맥락 연결…"세심한 주의 기울일 것"
"다음 두달 데이터 볼 것…큰 충격 없다면 9월·11월·12월 중요치 않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영향력 있는 매파인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고용시장 약화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동안 '인플레이션 파이팅'을 전면에 내세웠던 연준의 통화정책이 물가뿐 아니라 고용도 고려하는 스탠스로 이동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월러 이사는 17일(현지시간)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 행사에서 '더 가까워지고 있다'(Getting Closer)는 제목으로 연설했다. 금리 인하가 가까워졌음을 시사하려는 의도를 단박에 눈치챌 수 있는 제목이다.
그는 지난 5~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해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만족감을 나타내는 한편으로 균형 상태로 돌아온 고용시장 상황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월러 이사는 다양한 데이터를 근거로 "현재 고용시장은 '스위트 스폿'(sweet spot,고용시장을유지하라quot매파월러도경계심국제뉴스기사본문 최적 지점)에 있다"고 평가한 뒤 "우리는 고용시장을 이 스위스 스폿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하는 한가지 가정은 고용시장이 앞으로 몇달 동안 상당히 악화하지 않고 현재의 스위트 스폿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나는 이게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우리의 책무 중 고용 측면에 세심한 주의(close attention)를 기울일 것"이라고 약속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을 유지하고 있긴 하나 최근 실업률이 계속 오르는 등 고용 냉각 조짐이 누적되자 연준 내부에서는 물가의 '상방 위험'과 고용의 '하방 위험'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두했다.
월러 이사의 달라진 모습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지난 3일 송고된 '[ICYMI] 美 노동시장 '변곡점' 맞나…손들어준 파월' 기사 참고)
사실 고용시장이 변곡점에 도달했다는 주장의 핵심 논거로 사용되고 있는 베버리지 곡선 분석법을 들고 나온 주인공이 바로 월러 이사다. (지난달 5일 송고된 '[ICYMI] 美 노동시장 전환점일까…베버리지곡선과 '구인율 4.5%'' 기사 참고)
그는 이날도 베버리지 곡선의 역사를 거론하면서 "지속적인 구인율(빈일자리율, job openings rate)과 구인배율(실업자 한명당 빈일자리 개수)의 하락은 지난 2년간 봤던 것보다 더 큰 실업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노동시장이 너무 느슨해질 위험과 타이트해질 위험이 더 밀접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현재 나는 오랫동안 봐왔던 것보다 실업에 대해 더 큰 상방 위험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월러 이사는 다만 해고율이 "1% 근처의 낮은 준에서 안정적"이라면서 "고용시장은 약화하고 있다기 보다는 느슨해지고 있다(loosening)"고 해석했다. 그는 "이것은 내게 노동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모든 증거"라면서 해고율에 비중을 뒀다.
월러 이사는 연설에서 9월 인하를 지지할 수 있다는 신호를 주면서도 확실한 것은 아니라는 여지를 남겼다.
그는 "현재 데이터가 소프트랜딩(연착륙) 달성에 부합한다고 믿으며, 나는 다음 두달 동안 이런 견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달치 데이터가 만족스럽다면 9월 인하로 귀결될 수 있다는 뉘앙스다.
하지만 그가 제시한 연말까지의 경제 경로 세 가지 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경로는 9월 인하가 불확실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울퉁불퉁하며 지난 몇 달만큼 좋지는 않은" 시나리오가 가장 그럴듯하다면서 "이 경우, 가까운 시일 내 금리 인하는 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주 우호적인" 인플레이션 지표가 나오는 최상의 시나리오에서는 "머지않은 미래에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 경우는 가능성이 "상당하지만 높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낮은 가능성을 부여한다"고 말했다.
월러 이사는 연설 후 질의응답에서는 "거시적 관점에서, 해당 기간에 경제에 큰 충격이 없는 한 9월 또는 11월, 아니면 12월에 금리를 내릴지는 실제 중요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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