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C "연준이 '인플레' 보다 '고용'을 걱정하는 까닭" < 국제뉴스 < 기사본문

미국 실업률:인포맥스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배수연 기자 =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관계자들은 인플레이션에만 집중하던 것에서 벗어나 고용에 대해 적어도 동등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이런 우려는 타당하다고 CNBC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다양한 고용 관련 지표가 고용시장이 악화되지는 않더라도 둔화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이유에서다.

◇ 실업률,연준이인플레보다고용을걱정하는까닭quot국제뉴스기사본문 내려 갈 때는 계단… 올라갈 때는 엘레베이터

CNBC에 따르면 SMBC닛코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트로이 루트카는 "연준은 걱정을 해야 한다"면서 "이미 변화의 기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업률은 내려갈 때는 계단을 이용하지만, 올라갈 때는 엘리베이터를 탄다"고 강조했다.

고용 시장 상황에 대한 최근의 우려를 반영하는 신호는 지난 27일 컨퍼런스 보드가 발표한 월간 소비자 신뢰 조사에서 나타났다.

8월 원지표는 약간의 개선세를 반영했지만 세부 내용은 고용시장 둔화를 반영했다. 8월 소비자 신뢰도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자리가 풍부하다'는 응답은 32.8%로 전달에 비해 0.6%포인트 낮아졌다. 6개월 연속 하락한 끝에 2021년 3월(27.5%) 이후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반면 '일자리를 얻기 어렵다'는 응답은 16.4%로 전달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3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간 것으로, 2021년 3월(17.3%) 이후 최고치다.

두 질문 응답 비중의 스프레드를 의미하는 '노동시장 편차'(labor market differential)는 16.4%포인트로 낮아졌다. 2021년 3월(10.2%포인트) 이후 최저치로 내려섰다. 노동시장 편차는 실업률과 음(-)의 상관관계가 높아 이코노미스트들이 주시하는 지표다.

그는 이런 정도의 지표 하락은 일반적으로 경제가 불황으로 향하고 실업률이 상승하고 있을 때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역사적 추세가 유지된다면, 두 수치 간의 격차는 4.8%의 실업률에 더 부합하고 이는 7월 실업률보다 0.5 퍼센트 포인트 높은 수준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컨퍼런스 보드의 조사는 노동부가 7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11만 4천명 증가에 그쳤다고 보고한 지 몇 주 후에 나왔다. 지난주 노동부는 또 예비 추정치에서 2023년 4월부터 2024년 3월까지의 일자리 증가를 81만 8천개 과대 계상했다고 밝혔다. 이는 15년 만에 가장 큰 연간 조정 규모다.

◇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은 연준의 이중 책무

이 두 가지 소식은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이중 책무의 균형을 맞추려는 연준에게 달갑지 않은 소식이라고 CNBC는 진단했다.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2%를 향해 완화되면서, 연준 관계자들은 경제 전반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연준 고위관계자들이 인플레이션과 고용 양측의 위험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도 통화 정책을 너무 엄격하게 유지해 일자리 시장을 억제하지는 않는지 살펴보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됐다.

연준은 2년 전 4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전쟁에 돌입했었다. 4.3%의 실업률은 2023년 7월의 3.5% 실업률보다 0.8%포인트 높다. 이런 상승세는 삼의 법칙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미국의 경기 침체와 일치했다.

지난주 주목받은 연설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고용 상황에 대해 약간의 우려를 표명했다. 파월 의장은 고용이 "상당히 냉각됐다"면서 "우리는 고용 시장 여건의 추가적인 냉각을 추구하거나 환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U.S. 뱅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베스 앤 보비노는 "연준의 초점은 일자리 전선에 맞춰질 것"이라면서 "가계는 당연히 실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전에는 거대한 근로자의 시장이었다면서 이제는 더 나은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그것은 (가계에) 그리 좋게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전에는 다섯 개의 (일자리) 제안을 받았지만, 이제는 하나만 받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것이 바로 현존하는 좌절감이다"면서 "기업들은 여전히 직원들을 붙잡고는 있지만, 구인 공고는 취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구인 건수는 줄어들어 6월에는 820만 개로, 1년 전보다 거의 100만 개 적고 2022년 3월 역사적 정점보다 400만 개나 줄었다. 다만 현재 수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보다 훨씬 많으며 여전히 각 일자리 당 약 1.2명의 가용 근로자가 있다.

◇ 연준 고위 관계자들, 고용둔화에 선제적 금리 인하 한 목소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인 메리 데일리는 이번 주 초 "우리는 고용 시장의 어떤 악화도 확인하지 못했다"면서도 여전히 여전히 연준이 곧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도 연준이 9월에 첫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100% 확신하면서 이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시장참가자들은 파월 의장의 연설이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한 것으로 풀이했다.

시장의 관심은 연준이 얼마나 빨리 금리를 내릴 것인가에 집중돼 있다고 CNBC는 분석했다. 이는 30일에 발표되는 개인소비지출(PCE) 등 인플레이션 지표보다는 고용시장 관련 지표에 더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점쳐졌다.

실업률의 경우 현재의 모멘텀은 상승세이지만, 8월의 추정치는 4.2%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17만 5천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SMBC닛코증권은 1년 후 미국의 실업률이 5% 중반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연준이 더 공격적인 금리 인하 태세를 견지하도록 강요할 것이라는 게 증권사의 진단이다.

전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인 로레타 메스터는 지난 27일 인터뷰를 통해 "기업들과 대화해 보면 고용시장은 둔화되고 있다"면서 "그것은 도전적 상황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고용 시장이 계속해서 둔화될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도 아직 2%로 돌아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잊지 않도록 통화 정책을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연준의) 양쪽 책무에 대한 이런 위험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국면이다"고 강조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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