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전문가들,채권커브역전만으로경기침체연결순진한생각quot국제뉴스기사본문 커브 시그널 틀릴 가능성 제기
WSJ "뉴욕채권시장, 경기 침체 어느 때보다 오래 기다릴 수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과 함께 뉴욕채권시장은 일찌감치 경기 침체에 베팅했다. 단기물보다 장기물 매수에 관심을 보이며 커브(기간별 수익률 곡선)를 역전시켰다. 그동안 채권시장의 커브 역전은 '틀리지 않는' 침체 시그널이었기에, 이를 추종하는 투자자들도 상당했다.
하지만, 골디락스에 이어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경기 침체) 우려가 제기되는 등 거시경제 환경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제 일부 전문가들은 채권 커브가 주는 시사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때라고 진단한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유력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가가 선호하는 경기침체 지표가 중 하나가 깨진 것 같다'고 논평했다. 뉴욕채권시장의 단기 국채 금리가 장기보다 높은 이른바 커브 역전을 도마 위에 올렸다. 채권시장이 과거 8번의 미국 경제 붕괴를 모두 맞췄는데, 이제는 연속 기록이 깨질 처지라고 적었다. 커브 역전이 스스로 슬럼프에 빠졌다고도 표현했다.
저명한 경제학자인 에버코어ISI의 에드 하이먼 회장은 "커브는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까지 경제는 잘 돌아가고 있어 이번에는 경기 침체가 조금 늦게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WSJ은 1970년대 이후 커브 역전이 경기 침체를 선행한 사례를 소개했다. 커브 역전은 실질적으로 금리인하에 대한 베팅이라고 설명했다. 2-10년 커브든 1-10년, 3개월-10년이든 뚜렷이 정의된 바는 없지만, 현재 듀크대학교의 캠벨 하비 금융학 교수가 지난 1986년에 관련 논문을 발표하면서 주목받았다고 덧붙였다. 이후 연준까지 이를 들여다봤고, 2019년에 커브 역전이 발생했을 때는 다수의 뉴스가 쏟아지기도 했다.
연합인포맥스 해외금리 일별 추이(화면번호 6540)에 따르면 미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커브 역전은 2022년 7월 5일에 시작됐다. 한 달 정도만 더 지나면 만 2년에 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일부 학자들은 포스트 코로나 이후 기업의 생산성 회복을 이유로 침체 가능성을 작게 봤다고 WSJ은 전했다.
이후 미국 성장률과 실업률 등이 견조하게 나타나는 등 커브 역전과 실제 경기 침체 사이에 균열이 발생했다. 최근 인플레이션 반등으로 금리인하 예상 시기까지 멀어지는 상태다.
채권 커브의 권위자 중 한명인 하비 교수는 "이번에는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복잡한 미국 경제를 채권시장의 단일 지표로만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순진하다(naive)"고 강조했다.
WSJ은 여러 지표를 고려했을 때, 뉴욕채권시장이 금리 인하를 베팅한 이후 실제 침체까지 역대 최장기간을 기다려야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커브 역전이 곧 끝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매뉴라이프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클 로리지오 선임 채권 트레이더는 "지난 1년 반 동안 인하 베팅이 얼마나 형편없었는지를 감안하면 커브 역전을 진지하게 되돌리는 것에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며 "이제는 이게 일종의 뉴노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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