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YMI] '민주당 편향' 아닌가…이유 있는 연준에 대한 의혹 < 빅데이터뉴스 < 국제뉴스 < 기사본문

전직 의장·부의장이 함께 바이든 행정부에…트럼프 탓만 하기 어려워

연준 '직원들' 기부금,민주당편향아닌가이유있는연준에대한의혹빅데이터뉴스국제뉴스기사본문 민주당이 압도적…금리 인상 실기도 '정치적' 관측 있어

왼쪽부터 파월(당시 이사), 옐런(의장), 브레이너드(이사), 스탠리 피셔(부의장).
사진 출처: 연준. 2014년 6월 16일.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고위 관계자들은 정치와 관련된 언급이라면 한사코 거부하면서 '연준은 정치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세간의 시선은 그렇지 않다.

연준이 대놓고 정치적으로 편향된 결정을 내린다는 정도는 아니지만, 연준 내부가 암묵적으로 민주당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의혹은 가시지 않고 있다.

이는 연준에 대한 공개 저격을 서슴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의 등장 이후 '트럼프 vs 연준' 구도가 명확히 성립된 영향이 크지만, 연준 출신 인사들의 행보가 연준을 정치와 연관 지을 여지를 제공했다는 점 역시 부인하긴 어렵다.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연준 의장과 부의장을 지낸 재닛 옐런(재무장관)과 레이얼 브레이너드(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가 바이든 행정부에 함께 몸을 담고 있는 점이다. 민주당원이면서 연준 재직 시절 때부터 고용을 중시하는 태도를 보여온 두 사람은 여성이라는 배경도 작용해 민주당 내부의 지지를 받았다.

최초의 여성 연준 의장이라는 기록을 가진 옐런 재무장관은 트럼프 1기 때 연임 도전이 좌절된 뒤 바이든 행정부에서 최초의 여성 재무장관이라는 타이틀까지 손에 쥐었다. 브레이너드 위원장은 옐런의 뒤를 잇는 두 번째 '여성 의장' 후보로 이름이 거론될 정도로 연준 안에서 존재감이 큰 인물이었다.

트럼프의 첫 번째 임기가 반환점을 돈 2019년 8월에는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중앙은행 커뮤니티에 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오랫동안 연준의 '실질적 3인자'였던 더들리 전 총재는 그때 한 외신 기고를 통해 연준이 트럼프의 무역전쟁에 협조하지 말 것을 공개 주문했다. 그는 "트럼프의 파월과 연준에 대한 지속적인 공격"으로 인해 연준은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면서 연준이 금리 인하로 트럼프의 재선 도전을 측면 지원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로부터 즉각 적절치 않다는 비판을 받았던 더들리 전 총재의 당시 기고는 연준의 정치적 중립성이 이슈가 될 때마다 아직도 소환되는 유명한 일화다. 더들리 전 총재는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깜짝 승리한 뒤 이듬해 조기 퇴임 의사를 밝혔었다.

연준 직원들이 낸 정치 기부금이 어느 쪽으로 흘러 들어갔는지를 살펴보면, 연준 내부 여론은 확연히 민주당을 선호한다는 추론이 자연스레 들지 않을 수 없다. 공화당보다 민주당에 낸 정치 기부금이 압도적으로 많아서다.

정치자금을 추적하는 미국 비영리단체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연준 직원들이 올해 선거에서 민주당에 낸 기부금은 약 55만2천달러로 집계됐다. 공화당(약 5만1천달러)의 10배가 넘는 수준이다.

데이터 출처: 오픈시크릿.

연준 직원들은 트럼프의 재선이 걸렸었던 2020년에는 민주당에 약 113만7천만달러의 기부금을 냈다. 공화당(약 9만6천달러)의 거의 12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민주당으로 향한 연준 직원들의 기부금이 트럼프가 등장한 2016년부터 공화당에 비해 가시적으로 많아지기 시작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연방기관들은 법에 따라 정치 기부금 납부가 금지돼 있지만 각 기관에 속한 직원들은 그렇지 않다.

제롬 파월 의장은 공화당원이면서도 민주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의해 연준 이사로 임명됐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을 의장으로 앉힌 공화당 대통령의 표적이 된 파월 의장은 트럼프 1기 시절에는 민주당 의원들의 엄호를 받기도 했다.

양당에 두루 넓은 인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파월 의장은 정치적 구설에 휘말릴 언행을 한 적은 없지만, 팬데믹 인플레이션 대응 과정에서 금리 인상 시점을 놓친 게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는 추측이 적지 않다.

파월 의장이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연임 확정 통보를 기다리느라 결단을 못 내렸다는 게 그러한 주장인데, 이런 의견에 단초를 제공한 사람은 다름 아닌 랜들 퀄스 전 감독담당 부의장이다. 트럼프에 의해 지명됐던 그는 바이든 행정부 들어 부의장 임기가 끝나자 연준을 나왔다.

퀄스 전 부의장은 지난 2022년 5월 한 팟캐스트에 나와 "작년(2021년을 지칭) 9월쯤엔 정말로 이것은 대부분 공급이 초래한 인플레이션이 아니라는 게 꽤 명확해졌다. 과잉 부양된 수요 때문이었다"면서 2021년 9월부터 인플레이션 대응을 시작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하지만 "연준의 리더십이 어떻게 될지 명확해질 때까지는 그게 어려웠다"고 말했다. 연준은 2021년 11월이 돼서야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에 나섰고 금리 인상은 이듬해 3월에 시작했다.

2018년 2월 취임한 파월 의장은 2021년 11월 재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연임 절차가 늦어지면서 첫 번째 임기가 끝난 2022년 2월까지도 상원 인준을 통과하지 못했고, 그해 5월 인준을 받기까지 3개월 동안을 '임시 의장' 신분으로 지냈다.

파월 의장이 '임시 의장'(Chair Pro Tempore) 신분으로 하원에 출석했던 모습.
사진 출처: C-SPAN 중계 캡처. 2021년 3월 2일.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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