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인플레 반등,브라질인하멈춰세운기대인플레중앙은행우선순위촉각빅데이터뉴스국제뉴스기사본문 브라질 금리동결 원인 지목
물가보다 높은 기대인플레…상관관계 약해 변동성 우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박정은 연구원 = 글로벌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앞장섰던 브라질이 잠시 멈춰 섰다. 기대인플레이션 반등 이후 물가상승률까지 같은 흐름을 보이자 긴장감이 커진 탓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주요국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물가상승률을 넘어서는 실정이다. 물가 둔화기에는 기대인플레이션이 따라가는 경향이 약하다. 향후 정책 결정의 변수로 작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4일 연합인포맥스가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8개국(한국,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호주, 브라질, 아르헨티나)의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기대인플레이션율의 시계열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와 호주·캐나다·독일에서 올해 들어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물가상승률을 웃도는 모습이 포착됐다. 우리나라는 지난 3월부터 넉 달째 기대인플레가 물가를 넘어서고 있다.
호주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작년 10월부터 줄곧 물가상승률보다 높다. 지난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다시 올라간 만큼 물가상승률과의 역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5% 부근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다. 고물가에 대한 경계감이 상당히 굳어진 상태로 해석된다. 독일은 올해 들어 5월까지 두 번(월별 기준) 기대인플레가 물가를 상회했다.
캐나다를 제외하면 기대인플레가 물가보다 높은 현상은 작년에 보기 어려웠다. 기대인플레가 일정 수준 이하로 잘 내려가지 않는 하방경직성을 보여준 셈이다.
물가보다 더 끈적한 기대인플레는 한국은행의 연구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기대인플레는 소비자가 체감한 생활 물가나 각종 뉴스, 이미 발표된 물가 지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성된다. 물가상승기에 이를 추종했다가, 둔화기에는 상관관계가 약해진다. 기대인플레는 기업들의 가격 형성과 임금인상률 등에도 전이되기에 중앙은행들이 긴장하며 살펴볼 수밖에 없는 숫자다.
이 때문에 금리인하 기조를 진행하던 브라질 중앙은행은 최근 동결을 결정했다. 브라질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4개월째 점진적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지난 4월에 전월 대비 0.18%포인트가 뛰었다. 기대인플레 반등폭이 1년 3개월 만에 최대였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완화 사이클 중단 결정은 불확실한 글로벌 시나리오와 브라질의 탄력적인 경제 활동, 높은 인플레이션 전망, 고정되지 않은 인플레이션 기대치 때문"이라며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강화되고 목표치에 대한 기대가 고정될 때까지 통화정책은 계속 긴축적으로 유지돼야 한다"고 전했다.
주요국들의 기대인플레션율은 올해 들어 방향성이 들쑥날쑥하다. 유럽권 국가들은 소폭이나마 계속 하락하는 추세지만, 나머지 국가들은 최근 평균치에서 등락을 반복하거나 움직이지 않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잉글랜드은행(BOE)의 금리인하 기대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이유로 볼 수 있다.
앞으로 기대인플레이션에 대한 관심도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를 잡았다는 '확신'을 기대인플레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국자들이 원하는 금리 파급효과 역시 기대인플레 안정에서 비롯된다. 주요국 피벗 시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물가지수(CPI)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과거를 알려주는 지표인 반면, 기대인플레이션은 직접 조사를 통한 현재 상황과 미래 기대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중앙은행 입장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이 더 중요하게 여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사 대상 중 아르헨티나는 세 자릿수의 물가상승률과 기대인플레에 허덕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 실패에 따른 인플레 고공행진이 얼마나 경제를 망가뜨리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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