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인포맥스) 김 현 통신원 = 뉴욕 맨해튼의 금융지구 한복판에서 발생한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케어(NYS:UNH) 최고경영자(CEO) 피살 사건의 용의자가 검찰에 기소됐다.
뉴욕 검찰은 10일(현지시간),美검 루이지 맨지오니로 신원이 확인된 26세 남성을 유나이티드헬스케어 CEO 브라이언 톰슨(50) 총격 살해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맨지오니에게는 2급 살인·불법 무기 소지·위조 문서 소지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맨지오니는 사건 발생 닷새만인 전날, 펜실베이니아주 앨투나의 맥도날드 매장에서 음식을 먹다가 그를 알아본 매장 직원 제보로 지역 경찰에 체포돼 심문을 받았으며 지난 밤 사이 뉴욕으로 이송됐다.
앨투나에서 맨해튼까지는 약 450km 떨어져 있다.
앨투나 지역 경찰은 조서에서 "맨지오니에게 검문을 요구하자 위조된 신분증을 제시했으며 '최근 뉴욕에 갔었는지를 묻자 입을 닫은 채 몸을 떨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맨지오니가 3D 프린터를 이용해 제작한 불법 총기와 소음기, 미국의 기업들을 규탄하는 내용의 손글씨 문서를 갖고 있다면서 "이들 소지품을 통해 범죄 연루 사실을 알아차렸다"고 부연했다.
현지 매체들은 맨지오니를 '아이비리그 졸업생'으로 칭하며, 명문 사립 펜실베이니아대학과 동대학원에서 컴퓨터사이언스를 전공했다고 전했다.
맨지오니와 유나이티헬스케어의 관계,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톰슨은 지난 4일 오전 6시40분경 유나이티드헬스케어 '투자자의 날' 행사가 열릴 예정이던 맨해튼 미드타운 6번가의 힐튼 호텔 앞에서 피살됐다.
미네소타주에 거주하는 톰슨은 이번 행사를 위해 지난 2일 뉴욕에 도착했으며 사건 당일, 숙소를 나와 행사가 열릴 예정이던 힐튼 호텔 쪽으로 혼자 걸어가다가 참변을 당했다.
공개된 폐쇄회로TV 영상을 보면 용의자는 호텔 앞에서 마스크를 쓴 채 대기하고 있다가 톰슨이 나오자 뒤따라가 여러차례 발포한 뒤 도주했다.부검을 실시한 검시소 측은 톰슨이 몸 곳곳에 총상을 입었으며 특히 몸통에 난 총상이 직접적 사망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뉴욕 경찰은 용의자 사진을 공개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현지 언론들은 용의자가 톰슨 저격에 사용한 총알 탄피에 '거부'(deny)·'방어'(defend)·'축출'(depose)이라는 단어가 새겨져 있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들 단어 중 '거부'와 '방어'는 '지연'(delay)이라는 단어와 함께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회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으로 종종 언급돼 이번 사건이 보험금 관련 불만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사건은 미국의 건강보험 시스템에 대한 논란과 아울러 기업 CEO 신변안전에 대한 관심을 촉발하기도 했다.
톰슨은 2004년 유나이티드헬스그룹에 입사했으며 2021년 4월부터 보험 부문 유나이티드헬스케어를 이끌었다.
톰슨 장례식은 지난 9일 자택 인근인 미네소타주 메이플 그로브의 한 교회에서 삼엄한 경비 속에 치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뉴스는 "12명 이상의 주 경찰과 지역 경찰이 장례식장 인근을 지켰다"고 전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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