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피격] 美 재계 거물들, 발빠른 지지 선언…공화당 독식 확률↑ < 국제뉴스 < 기사본문

親민주당 기업인들도 "트럼프 쾌유 기원"

(뉴욕=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피격으로 미국 기업계와 금융시장도 충격을 받은 가운데 일부 기업가는 발 빠르게 트럼프를 공개 지지하고 나서면서 노선을 확실히 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연합뉴스 자료사진]

[출처 : 밥 엘리엇 언리미티드펀드 CIO의 X]

◇금융·기술 거물들 "쾌유 기원" 한 목소리

14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언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와 로켓 제조사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는 트럼프 피격 후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나는 트럼프 대통령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그의 빠른 회복을 바란다"고 밝혔다.

그 뒤 다른 게시물에선 머스크는 "미국이 이토록 강인한(tough) 후보를 마지막으로 보유했던 시기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때였다"며 트럼프가 그와 같은 반열에 있다고 시사했다.

머스크는 앞서 트럼프 피격 전날 그의 캠프에 거액을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헤지펀드 퍼싱스퀘어매니지먼트의 빌 애크먼 창립자도 X 계정에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분명히 했다.

애크먼은 게시물에서 트럼프를 지지하기로 결정한 것은 꽤 이전이지만 지금까지는 공개 지지를 표명할 만큼 다급함을 느끼지 못했다며 트럼프와 어느 정도 시간을 보낸 뒤 생각한 바를 장문의 글에 올려 "사려 깊고 분명하게 내 생각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크먼은 게시물에서 트럼프 피격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트럼프피재계거물들발빠른지지선언공화당독식확률↑국제뉴스기사본문 정치적 폭력을 성토하는 다른 몇몇 게시물을 인용하는 방식으로 이번 사안에 대한 입장을 드러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와 애크먼의 공개 지지는 트럼프의 승리라며 두 사람은 실제 비즈니스 분야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에서도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곳간도 두둑하다고 논평했다.

채권시장에서 영향력이 강한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도 "이제 트럼프는 미국 정치계의 반박할 수 없는 반 고흐"라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게시했다. 자신의 귀를 스스로 잘랐던 반 고흐를 피격으로 귀가 찢어진 트럼프에 대입한 것이다. 트럼프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귀를 자르고도 불후의 명작들을 그려냈던 고흐처럼 트럼프도 불굴의 이미지를 갖게 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월가의 유명한 비관론자 피터 쉬프 유로퍼시픽캐피털 최고경영자(CEO)도 엑스에 올리며 "이제 그를 선출할 시간"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에 대한 지지는 친공화당 인사들로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 전통적으로 친민주당적 성향이 강한 미국 거대 기술기업 리더들도 트럼프의 쾌유를 기원하는 한편 정치적 폭력 행위를 규탄했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설립자는 자신의 X 계정에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밤 문자 그대로 충격 속에서 엄청난 우아함과 용기를 보여줬다"며 "그의 안전에 감사하고 피해자와 가족들을 생각하면 너무 슬프다"고 썼다.

애플의 팀 쿡 CEO는 자신의 X 계정에 "트럼프 대통령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며 "내 생각은 그와 그의 가족, 다른 희생자들과 함께이고 이 같은 폭력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CEO도 "우리 사회에 어떠한 종류의 폭력도 설 곳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CEO 또한 마찬가지로 X 계정에 "트럼프 대통령의 빠른 회복을 바란다"며 "정치적 폭력은 용인될 수 없고 우리 모두 함께 강력하게 반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크 저커버그는 자신의 스레드 계정에 "트럼프 대통령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며 "오늘은 미국에 정말 슬픈 날로 정치적 폭력은 민주주의를 침해하고 반드시 규탄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주요 기술기업 리더들은 트럼프에 대한 공개적 지지보다는 정치적 폭력에 반대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드러낸 점이 머스크나 애크먼 등과 구별되는 부분이다. 특히 저커버그는 과거 여러 차례 트럼프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공화당, 대통령 및 상·하원 의장 독식 확률 5~10%↑

미국 기술 및 금융 산업 리더들이 트럼프에 대한 지지 또는 폭력에 대한 반대를 표명했다면 월가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 가능성과 그에 따른 자산 가격 변화라는 더 현실적인 문제를 짚어보고 있다.

현재로선 트럼프가 피격으로 대선 승리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시장 반응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 마켓워치는 "트럼프 피격은 금융시장 참가자들에겐 시험이 될 것"이라며 "이 사건은 국채나 금 같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의 도피를 촉발할 수 있지만 지난 수십년간 정치 및 지정학적 충격의 결과가 압도적으로 그러했듯 덧없는 것으로 판명될 수 있다"고 전했다.

트루이스트의 키스 러너 공동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트럼프 피격은 끔찍한 사건"이라면서도 "순전히 시장 관점에서 볼 때, 우리는 이 사건이 단기적으로 극적인 영향을 미치겠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스테노리서치의 안드레아스 스테노 분석가도 "트럼프 피격은 금융시장에 전혀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투자 노트에 밝혔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베팅 시장에선 트럼프의 승리에 대한 베팅이 늘어났지만, 전반적인 움직임은 6월 27일 트럼프와의 토론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참패한 뒤 나타난 추세와 거의 일치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수익률은 3월 이후 여론조사와 예측시장에서 모두 트럼프의 대선 승리 기대감과 양의 상관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정치적 입장보다 불확실성 해소라는 재료가 이끄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언리미티드펀드의 밥 엘리엇 CIO는 자신의 X 계정에 "이 같은 상관관계는 채권이나 금보다 주식과 비트코인, 미국 달러화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지난밤 미국 대통령과 상·하원 의장을 모두 공화당이 차지할 확률이 5~10% 증가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직 시장은 바이든-트럼프 토론 직후처럼 조용하지만 향후 더 큰 충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이 트럼프 집권 가능성이 높을수록 주식을 선호하는 이유는 탈규제와 법인세 감면 연장 때문이다. 동시에 공화당이 미국 의회 양원마저 싹쓸이할 경우 바이든-트럼프 토론 직후처럼 채권시장 약세가 촉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 후보 모두 미국의 막대한 부채는 모른 척하는 가운데 트럼프 집권 시 세금 감면과 관세 부과 등이 결합하면 채권 투자자들로선 악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오퀀트의 마크 로젠버그 창립자는 "트럼프가 피격 사건으로 당선 확률이 올라갔다는 세간의 인식을 고려하면 미국 국채금리는 최근 토론 직후처럼 튀어 오를 것"이라고 봐.

다만 로젠버그는 "여전히 의문스럽긴 하지만 미국 장기물 국채금리가 점점 미국의 정치적 리스크와 양의 상관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며 "미국 내 정치적 리스크가 커질수록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로 도피하는 공식이 희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러너 CIO는 "단기적으로 시장에 더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 기업 실적이 될 것이라고 우리는 본다"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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