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IT 실패 인정…"과거 회고적이고 이해하기 쉽지 않다" 지적
내년 1월부터 재검토 과정 시작…'전통적' 방식으로 되돌아갈 가능성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안에서 영향력이 큰 인물로 꼽히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연준의 현행 통화정책 프레임워크에 대해 가감 없는 비판을 가해 눈길을 끈다.
'유연한 평균 인플레이션 타겟팅'(FAIT,파월겨냥했을까월러현행프레임워크통렬비판국제뉴스기사본문 Flexible Average Inflation Targeting)을 골자로 하는 현행 프레임워크는 월러 이사가 취임하기 4개월 전인 2020년 8월 채택된 것으로, 제롬 파월 의장의 정책 오판으로도 자주 거론된다. FAIT가 팬데믹 사태 후 찾아온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을 느리게 했다는 이유에서다.
월러 이사는 2일(현지시간) 싱크탱크 미국경제연구소(AIER) 주최 행사에서 연설한 후 가진 대담에서 FAIT에 대해 "매우 과거 회고적(backward looking) 전략"이라고 지칭하면서 팬데믹 사태 전 겪은 '낮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이라는 가정하에 고안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FAIT 채택)1년 안에 모든 게 폭발해 버린(blew up) 셈이 됐다"면서 FAIT가 완전한 실패작이 됐음을 인정한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그동안 파월 의장을 비롯한 다른 연준 고위 관계자들이 FAIT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때마다 팬데믹 사태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면서 FAIT를 수동적으로 방어하는 태도를 주로 보여온 것과 대조된다.
월러 이사는 아울러 FAIT는 "사람들이 아직도 이해하려 애쓰고 있다"면서 그 의미를 대중들이 쉽게 이해하기가 어렵다고도 지적했다. FAIT는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도 성공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월러 이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기 때 지명한 인물이다. 이로 인해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월러 이사가 차기 의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대선 국면에서 나오기도 했다.
'시간을 두고'(over time) 2% 목표를 달성한다는 내용의 FAIT는 인플레이션이 2%를 지속적으로 밑돈 뒤에는 2%를 완만하게 웃도는 인플레이션을 한동안 허용한다는 게 핵심이다.
FAIT는 팬데믹 사태의 충격이 가시지 않았던 2020년 8월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채택이 발표됐다. 인플레이션 '오버슈팅'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는 FAIT는 고용 회복을 촉진하자는 의도도 깔려 있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 10월까지 60개월(5년) 동안 평균 3.5%의 인플레이션을 나타냈다. 5년의 시계를 적용해 근원 인플레이션의 '평균'을 산출하면 2% 목표를 크게 웃돌고 있다는 얘기다.
연준은 5년마다 실시하는 통화정책 프레임워크 재검토 과정의 일정을 지난달 하순 공식 발표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FAIT는 폐기되고 새로운 프레임워크가 채택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지난달 23일 송고된 '연준 "내년 1월부터 프레임워크 재검토…2% 목표는 대상 아냐"' 기사 참고)
파월 의장은 지난달 14일 댈러스 연은 후원 행사에 나와 프레임워크 재검토에 대해 "기본전망은 전통적인 반응함수와 더 비슷해야 한다"면서 "(전통적인 반응함수는)오버슈트를 약속하는 것이 아니라 인플레이션을 타겟으로 삼을 뿐이다.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지만, 우리가 묻게 될 질문은 바로 그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월러 이사는 이날 대담에서 "통화정책 전략은 어떤 경제 상황에서도 견고해야 한다"면서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는 "복잡한 것보다 더 간단한 게 좋다"고 말했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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