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최근 1~2년 동안 미국 채권시장 변동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컸던 가운데 채권시장 변동성 지수가 미국 주식 시장의 향방을 예측하는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6일 연합인포맥스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주요 변동성 지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증시의 변동성 지수인 빅스(VIX) 지수보다 채권 변동성 지수인 무브(MOVE) 지수와의 상관관계가 더 강하게 나타났다.
공포 지수로 알려진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VIX 지수는 암묵적인 변동성을 측정하며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질 때 급등한다. 이로 인해 VIX의 급등은 종종 S&P 500 등 주요 주가지수의 하락과 함께 나타난다.
지난 2일(현지시간) 기준 S&P 500지수와 VIX 지수의 상관관계 계수는 마이너스(-)0.431로 작년 하반기 -0.9를 넘어섰던 데서 점차 축소됐다.
상관계수는 절댓값이 1에 가까울수록 변수 간 상관성이 큼을 나타내며 0에 가까울수록 작다. 양(+)의 상관관계는 변수가 같은 방향으로,채권변동성이증시방향가리킨다MOVE와더높은상관관계빅데이터뉴스국제뉴스기사본문 음(-)의 상관관계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의미다.
주요 주가지수와 변동성 지수의 상관관계가 줄어든 것은 2023년 들어 증시가 꾸준한 랠리를 펼치면서 공포지수가 팬데믹 이전의 낮은 수준에서 정체됐기 때문이다.
한편, S&P 500지수와 VIX 지수의 상관관계가 낮아진 가운데 채권시장의 변동성 지수인 MOVE 지수와의 상관관계는 더 높아졌다.
마찬가지로 지난 2일 기준 S&P 500지수와 MOVE 지수의 상관관계 계수를 살펴보면 -0.7876을 기록했는데, 이는 작년 하반기 -0.4 수준에서 음의 상관관계가 더욱 커졌음을 나타낸다.
최근 상관계수는 지난 2022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 이벤트로 전반적인 시장 변동성이 커졌을 때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주가지수와 채권 변동성 지수의 움직임 사이에 연관성이 강해진 이유로 채권 변동성이 증시의 강력한 재료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실제 MOVE 지수와 S&P 500지수의 상관관계 흐름을 살펴보면 지난해 말부터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금융시장 전체의 투자심리를 지배하면서 증시와의 음의 상관관계도 강해진 모습이다.
즉, 채권과 주식, 어느 시장이나 연준이 언제 금리를 인하할지에 집중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통상 MOVE 지수는 VIX 지수만큼 주목받지 못하는데 그 이유는 보통 주식이 채권보다 훨씬 더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년 말에는 주식 변동성이 채권 변동성보다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의 조셉 칼리시 글로벌 매크로 전략 책임자는 "주식 투자자들이 VIX에만 의존하고 있는데 채권시장의 온도계로 주식시장의 맑고 흐림을 예측할 수 있다"며 "채권 변동성은 종종 주식에 강력한 지표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 변동성 지수가 추세보다 높을 때는 채권이 유리하지만, 낮을 때는 위험도가 높은 고수익 채권에 긍정적"이라며 "마찬가지로 채권 변동성이 2년 평균 대비 감소할 때 주식에 좋으며 변동성이 급등할 때 주식이 고전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주식 투자자들이 주식보다 채권 변동성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채권 변동성이 감소하면 주식이 랠리를 보일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한편, 지난주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금융시장 분위기는 많이 바뀌었다.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투자자들은 지표 부진과 만족스럽지 못한 기업 실적, 일본은행(BOJ)의 긴축 기조 강화 등을 이유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간밤 미국 증시는 아시아 시장에 이어 폭락 장세를 나타냈고, VIX 지수는 38.57로 급등했다. 최근 1년 반가량 20 아래에서 맴돌다 급등한 모습이며 이는 지난 2020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MOVE 지수도 121.22로 오르며 올해 1월 기록한 127.02 이후 가장 높았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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