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감지한 채권 시장…"연준, 인플레 집중한 나머지 침체 경시" < 국제뉴스 < 기사본문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미국 채권 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4거래일간 급격히 하락하면서 침체 신호가 심화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에 초점을 맞추면서 경기 둔화 조짐에도 금리를 높게 유지하고 있는 데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5일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미국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 금리는 아시아 개장 전 오전 7시 15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6.00bp 하락한 4.3330%를 나타내고 있다. 3월 이후 처음으로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이는 추가 하락 신호다.

최근 나흘간 10년물 금리는 4.618%에서 4.3330%까지 28bp가량 하락했고 지난 3일에는 지난해 이후 하루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10년 만기 채권 금리와 이평선
*자료:연합인포맥스스

이러한 채권 금리 하락은 투자자들이 침체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매수에 나선 영향이다.

트레이더들이 경기 둔화로 인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해 장기 채권의 현재 금리가 더 매력적으로 보일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확실한 침체 경고 신호로 간주되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사상 최장기간인 거의 2년간 유지되고 있으며 최근 더욱 심화하고 있다.

지난 달 24일 마감 무렵 10년 만기 채권 금리는 2년 만기 채권 금리보다 47.9bp 낮은 수준을 나타내 스프레드는 올해 들어 가장 크게 벌어진 바 있다. 야간 거래에서 2년물과 10년물 역전은 올해 들어 6번째로 200일 이평선 아래로 교차했다. 모든 돌파 신호는 지난 2주 동안 발생했다.

반면 주식 시장은 대체로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3대 주요 지수인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문제감지한채권시장quot연준인플레집중한나머지침체경시quot국제뉴스기사본문 S&P500, 나스닥 종합지수는 올해 들어 상승했으며 지난 3거래일 동안 각각 최소 한 번 이상 상승했다.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주식 시장은 시스템의 문제를 파악하는 데 있어 반쪽짜리 시장으로 간주된다"며 "유동성이 풍부하고 금리 전망에 집중하는 채권 시장이 경제 문제를 더 빨리 감지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의 제조업 업황에서 침체 신호가 나타나면서 미국 경제는 위축되고 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8.7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경제의 주요 동력인 제조업 부문이 지난 달까지 두 달 연속, 지난 19개월 중 18개월째 위축된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ISM은 "제조업체들은 무엇보다도 높은 금리와 약한 소비자 지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소비를 뒷받침하는 주요 요인인 개인 가처분 소득은 압박받고 있다.

미국 경제분석국(BEA)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가처분 소득은 4월에 전월 대비 0.1% 감소했다.

또한 지난 4월 미국의 개인 저축률은 3월에 이어 3.6%로 2022년 12월 이후 1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에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은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연준은 최근 부진한 지표에 즉각 대응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회복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최근 발표된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4월에 2.8% 상승해 예상과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 위원인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지난 주 "이번 달과 7월에 열리는 두 차례의 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며 "4분기가 실제로 금리 인하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할 수 있는 시기"라고 언급한 바 있다.

채권 시장 투자자들이 연준보다 한발 앞서 경기 둔화 조짐에 반응하고 있는 셈이다.

투자자들은 미국 고용 보고서와 실업률 발표를 앞두고 연준이 언제부터 채권 시장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할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앤드류 브레너 냇얼라이언스 국제 채권 부문 책임자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미국 경제의 약세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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