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미친 듯이' 금리 내려야 하는 이유는 < 국제뉴스 < 기사본문

"노동 수요 급격히 감소할 가능성"

"금리 내려도 효과 나타나기까지 1년 걸려"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이달 초 글로벌 금융시장이 급격한 변동성을 겪으면서 전문가들은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확률을 일제히 상향 조정하는 모습이다.

경기 둔화 우려 속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나치게 금리를 인상한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면서 침체가 오기 전에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 고용시장 악화 징후…정책 시차 고려해 빨리 내려야

14일 텔레그래프는 연준이 너무 오랜 기간 과도하게 높은 금리를 유지함으로써 연착륙이 아닌 경제가 급브레이크를 밟을 위기에 처했다며 '미친 사람처럼 인하해야(cut like lunatics)' 한다고 전했다.

이달 초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동성 이후 전문가들은 실물 경제 상황에 좀 더 부정적인 입장을 강화했다.

JP모건은 노동 수요가 급격히 감소할 가능성을 이유로 향후 12개월 이내에 미국 경기 침체가 발생할 확률을 25%에서 35%로 상향 조정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경제학자 파스칼 미샤라와 에마뉘엘 사이에즈는 최근 실업률 상승과 구인 공고 감소를 바탕으로 미국 경제가 이미 경기 침체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40%라고 경고했다.

미국 실업률 추이
[출처: 텔레그래프]

고용 지표는 점차 약화하고 있다. 7월 실업률은 4.3%로 202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美연 구인 공고 수는 계속 하락 중이다.

폴 모르티머 리 국가경제사회연구소 연구원은 "노동 시장이 일단 돌아서면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반면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경제에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1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경제는 5.5%의 고금리를 잘 견디고 있지만, 이 같은 회복력이 얼마나 오래갈지는 알 수 없다.

주식 시장의 위축과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정성은 기업들의 계획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재선될 경우 금리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모르티머 리는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50bp 인하해야 한다"며 "경제가 급격히 악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과감한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시장 반응 과도…아직 침체 아냐

그러나 모든 전문가가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하버드 대학교의 제이슨 퍼먼 교수와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아담 포센 회장은 경기 침체의 위험이 있지만, 금융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퍼먼 교수는 "시장이 지나치게 흥분했다"며 "금융시장은 지난 5번의 실제 경기 침체가 일어나는 동안 9번의 침체를 예측했고 경제학자들의 전망도 그다지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당장은 위험해 보이지만, 우리는 복잡하고 종종 무작위로 작동하는 경제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하는 만큼 침체 가능성을 25%보다 훨씬 높게 잡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포센 회장도 "미국이 현재 경기 침체에 접어들었다고 보지 않으며, 실업률과 구인 공고의 변동이 경기 전환점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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