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증시 위기 끝났지만…'장밋빛 전망' 시기상조 < 국제뉴스 < 기사본문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일본 증시를 뒤덮었던 경기침체 공포가 가라앉으면서 위기는 일단락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일본 증시의 향방은 미국 경제 전망에 달려있다면서도 주가의 지속적인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은 섣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닛케이225지수는 지난달 11일 역대 최고치였던 42,日증224.02에서 이달 5일 최저치인 31,458.42까지 무려 10,766포인트 급락했다가 지난 6일부터 16일까지 8영업일 동안 6,604포인트 반등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일본 증시가 역사적인 급락세를 보이다가 급반등한 것은 미국 경기에 대한 과도한 비관론이 후퇴하면서다.

자산운용사 픽테 재팬의 이토시마 타카토시 전략가는 "미국 소비의 강세가 긍정적인 서프라이즈가 되어 시장에 경기침체 우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고 말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미국의 소매 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1% 상승한 7천97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 0.4% 증가를 대폭 상회하는 수치다.

미국의 소매 판매 개선은 미국과 일본 증시가 회복세를 강화하는 원동력이 됐다. 특히 일본 증시는 가파른 반등세를 연출하는 데 성공했다.

시장의 관심사는 현재의 반등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 여부다.

시장의 격언 중에는 하락 폭의 절반을 만회하는 반등세가 나타나면 다시 전고점을 회복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글로벌 주식 시장의 여러 지표를 살펴보면 일본 증시의 장밋빛 전망은 시기상조라는 목소리가 크다.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아예 사라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향후 12개월 내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을 20%로 보고 있다.

최근 경제지표가 견조하게 나타나면서 종전의 25%에서 하향 조정한 것이지만, 골드만삭스는 "앞으로의 방향은 데이터에 달려 있다. 시장은 경제 성장 상황과 고용 시장 뉴스에 평소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베스코 자산운용의 키노시타 토모오 글로벌 시장 전략가도 "일본과 미국 주식에서는 결국 미국 경제의 전망이 가장 중요하다"며 "미국의 고용 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 경기 후퇴 우려가 다시 불거지면서 제2의 바닥을 맞이하는 시나리오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장조사기관 팩트셋에 따르면 S&P500지수의 올해 예상 주당순이익(EPS)은 현재 240.88달러로, 지난 5월 28일 243.11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하락의 배경은 미국과 세계 경기 둔화다.

긍정적인 신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시장의 투자 심리 지표는 뚜렷한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른바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지난 5일 65를 기록하며 2020년 3월 코로나19 쇼크 이후 최고치로 올랐지만 16일 14.8까지 급락했다.

이는 시장이 향후 1년간 S&P500지수가 68%의 확률로 위아래 14.8%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 증시의 공포지수도 낮아졌다.

닛케이225지수의 예상 변동률을 나타내는 닛케이지수VI는 지난 5일 70.7에서 16일 26.5로 내려갔다. 지수는 여전히 경계 수준인 20을 상회하고 있어 당분간 주가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일본 기업의 실적과 주가 밸류에이션을 살펴봐도 시장의 과매도 국면은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본 금융가에서는 주요 기업의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는 애널리스트가 늘어나고 있다.

노무라증권이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방향을 제시하는 주요 기업의 리비전 인덱스(RI)는 지난 16일 기준 35.2로 2021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갔다.

닛케이225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 7월 17배에서 13배로 급락했다가 16일 15.6배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지난 10년간 평균치(14.9배)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SBI증권의 스즈키 히데유키 투자정보부장은 당분간 16배 대를 상한선으로 두면서 닛케이225지수가 39,00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시장의 초점은 이번 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Fed· 연준) 의장의 발언에 쏠리고 있다.

파월 의장이 오는 23일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미국 경제에 대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에 따라 시장은 또 한 번 출렁일 수 있다.

인베스코의 키노시타 전략가는 "파월 의장이 비둘기파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면 시장에 다시 한 번 안도감을 주면서 미국과 일본 증시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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