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이번 주 발표될 미국의 6월 물가 지표가 금융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물가 둔화 추세에 쐐기를 박을 경우 9월 기준금리 인하를 머뭇거리는 연방준비제도( Fed·연준)에 압박을 주며 주가와 미 국채 가격은 동반 랠리를 나타낼 수 있다.
6월 물가가 시장의 예상을 크게 하회한다면 이달 말 금리 인하 가능성의 문을 열 수도 있다는 주장마저도 나온다.
7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오는 11일에 6월 CPI가 공개된다.
연합인포맥스 경제지표(화면번호 8808)에 따르면 지난달 CPI는 전년 동기 대비 3.1% 올라 전월치인 3.3%를 하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2개월 연속 전월 대비 0.2%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항상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쳐왔지만,美월 이번 달에 나올 CPI는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시기를 결정할 수 있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도 시장 참가자들의 주목도가 높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에 따르면 6월 물가 상승 폭이 예상보다 작으면 9월 금리 인하 전망에 더욱 무게가 실릴 것으로 점쳐진다.
대다수 이코노미스트의 예상과 달리 6월 물가 지표가 높게 나오면 주식 시장의 랠리가 멈출 수도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수치가 충분히 약하게 나올 경우 불과 몇 주 안에 금리 인하의 문이 열릴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연준이 7월 30~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주장인데, 선물 시장 트레이더들은 이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일축했다.
월가의 대표적인 증시 강세론자 톰 리 펀드스트랫 공동설립자와 닐 두타 르네상스 매크로 경제책임자 등은 월가가 연준의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리 대표는 "만약 이것이 또 다른 소프트 리딩이라면 연준이 7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두타는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저평가됐다"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은 분명히 둔화하고 있다. 지금의 위험은 연준이 고금리를 지나치게 오래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6월 CPI가 실제로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 주식은 국채 가격과 함께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2022년 초부터 CPI 지표가 발표되는 날은 항상 주식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반응을 끌어냈다.
CPI 발표 날 증시 변동 폭은 물가상승률이 차츰 둔화하면서 점점 줄어들었지만 올해 들어서도 여전히 S&P500지수의 평균 하루 변동 폭인 0.5%의 두 배에 가까운 0.9%의 변동률을 나타냈다.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는 특히 중소형주나 부동산주 등 경기 순환적이고 금리에 민감한 종목의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이 종목들은 연준의 고금리에 맥을 못 춰 왔다.
시장조사기관 팩트셋에 따르면 부동산은 지난 1년간 S&P500의 11개 섹터 중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도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뮤추얼 오브 아메리카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조셉 가포글리오 대표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 시장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상반기 증시 랠리가 소수의 기술주 주도로 이뤄졌는데,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 이 랠리의 외연이 확장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그는 연준이 조만간 금리 인하를 위해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올해 11월이나 12월경 한 차례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주최 포럼에 패널 토론자로 참석해 인플레이션 공포가 지나갔다며 미국 경제가 디스인플레이션의 길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2025년 말이나 2026년까지는 연준의 목표치인 2%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지난 5일 증시는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베팅하며 상승 마감했다. 미국의 지난달 고용보고서가 고용 시장 냉각 신호를 보내며 9월 금리 인하 개시가 더 확실해졌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S&P500지수는 0.54%, 나스닥지수는 0.90% 뛰며 2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다우지수는 0.17% 오르며 거래를 마감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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