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미스터 엔(Mr.Yen)'으로 알려진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대장성(현 재무성) 재무관은 지난 4~5월 일본은행(BOJ)의 외환 시장 개입이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내년 달러-엔 환율은 130엔 정도로 하락(엔화 가치 상승)할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을 유지했다.
사카키바라 전 재무관은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외화준비액은 크게 줄일 수 없기 때문에 당국이 개입할 수 있는 액수에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이번 시장 개입은) 일정한 효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월 26일부터 5월 29일까지 총 9조7천885억엔을 들여 환율 개입에 나섰다고 밝혔다.
당시는 달러-엔 환율이 160엔을 넘어서면서 엔화 가치는 3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을 때다.
지난 4월 29일 달러-엔 환율은 160엔 부근에서 154엔대로,미스터엔사카키바라quo외환개입효과내년달러 이어 지난달 2일에는 157엔대에서 153엔대 초반으로 급격히 밀려나 과도한 엔화 약세가 일부 되돌려졌다.
사카키바라는 "당국은 엔화 가치의 수준보다도 엔저가 진행되는 속도에 신경을 썼을 것"이라며 "과거 내가 외환 시장에 개입했을 때와 비교해 지금 시장 규모는 훨씬 크다. 따라서 실제 개입을 할 때 상당한 액수를 투입하고 적절한 타이밍에서 실시하지 않으면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시장 개입에 관여해봤지만, 외화보유액의 10분의 1 정도를 쓰면 더 이상 개입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쓸 수 있는 현금이나 환금할 수 있는 미 국채 등의 제약뿐만 아니라 적절한 외환보유고의 레벨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에 크게 줄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환율 개입 시 미국의 동의도 필요하다. 그는 "엔 매수, 달러 매도 형태로 시장에 개입하려면 미국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며 "재닐 옐런 미 재무장관이 최근 '개입은 드물게 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 말은 진심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달러-엔 환율 전망에 관해선 내년 130엔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기존의 관측을 유지했다.
그는 먼저 "지금은 미국 경제가 비교적 강하다는 인상을 갖고 있다"며 "연준이 금리를 내릴지도 아직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엔화 약세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지금부터는 미 경제가 약간 약해지고 상대적으로 일본 경제가 강해지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인상을 받는다"면서 "그렇게 되면 엔저에서 엔고로 향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내년 달러-엔 환율이 130엔 정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3월 8년간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BOJ의 향후 행보에 관해선 "머잖아서 금리 인상으로 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 이상 엔저가 일본 경제에 유리하지 않다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일본 경제에는 (수입에 유리한) 엔고가 낫다"며 "예전에는 엔저로 수출이 증가해 경제에 유리하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제는 일본 기업의 글로벌화가 진행됐고 오히려 수입에 도움이 되는 엔고가 낫다"고 강조했다.
사카키바라 전 재무관은 1990년대 후반 일본 외환 정책을 총괄했던 국제금융·외환 전문가다. 당시 공격적인 개입과 발언으로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쳐 미스터 엔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1999년 재무성에서 물러난 뒤로는 게이오대와 아오야마가쿠인대 교수를 거쳤다. 현재는 일본 인도경제연구소의 이사장으로 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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