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SA 출시 이후 일본 개인투자자 달러 매수 급증
글로벌 펀드,日외 하루 1천억엔 엔화 매도하기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30여년 만에 기록적인 엔화 가치 약세가 촉발하자, 일본 재무성은 주저 없이 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지난 한 달간 약 9조8천억엔에 가까운 자금을 쏟아냈다.
이러한 외환당국의 움직임에 맞서는 세력은 다름 아닌 일본 국민이라는 진단이 제기된다. 일본의 투자 매력도를 키워야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4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에 따르면 미쓰비시UFJ자산운용의 저비용 투자신탁인 이른바 '올 컨트리 뮤추얼 펀드'는 일본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신규 자금을 넣은 상품이다. 다음으로는 미국 주식 투자신탁이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을 빨아들였다.
이 두 상품에 들어온 올해 1분기 자금 유입액만 1조3천억엔이다. 이전 분기 대비 약 3배 증가했다.
자금유입액 변화에는 일본의 신(新)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가 한몫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NISA는 개인들의 은퇴자금 마련을 돕겠다는 취지로, 이번에 연간 투자 한도가 늘고 비과세 기간이 무기한으로 변경됐다.
지난 1일에 라쿠텐증권에서 주최한 신 NISA 세미나의 열기도 상당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참석자들은 일본 주식시장의 강세가 기업·경제 펀더멘털 때문이 아닌 것 같다며, 중장기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해외 투자가 더 유망하다는 데 공감했다.
이처럼 해외 투자 상품에 자금이 들어오면 해당 펀드 및 신탁들은 달러-엔 환율 레벨에 상관없이 바로 엔화 매도-달러 매수를 진행한다. 어떤 날은 미쓰비시UFJ자산운용에서만 1천억엔 이상의 엔화 매도 주문이 들어왔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사실 일본의 가계 부문만 엔화 매도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 기업들도 인수합병(M&A)을 비롯해 직간접 투자에서 해외를 찾는 실정이다. 외국인은 언어적 장벽, 인적 자원, 문화 차이 때문에 일본 투자를 꺼린다고 신문은 전했다. 주요 38개국 중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국인직접투자 비율이 가장 낮은 국가가 일본이라고 부연했다.
재무성 일부 간부들은 "일본에 대한 투자 매력을 높이면서 신 NISA를 도입했어야 한다"고 토로한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도쿄일렉트론 등 일부 기업들은 적극적인 혁신과 노력으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는 사례도 제시했다.
신문은 "주저 없이 엔화를 매도하며 시장에 개입하는 외환 당국의 난적은 거대 글로벌 펀드와 일본 국민"이라며 "달러-엔 환율 상승을 바로잡는 유일한 방법은 일본이 투자하고 싶은 나라로 거듭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엔화에 대한 경고를 자금 흐름을 바꾸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면 엔화 가치는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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