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 50bp 급락 역습 맞을라'…중국판 SVB 사태 경고음 < 국제뉴스 < 기사본문

中 지방은행 국채 순매수,국채금리bp급락역습맞을라중국판SVB사태경고음국제뉴스기사본문 1.6배로 급증

자금 썰물에 금리 반등하면 중소은행 4천개 위험할 수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중국 자본시장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부동산 개발사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한 차례 휩쓸고 가니 이번에는 국채다. 지금의 사상 최저 시장금리가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 중소은행들이 실리콘밸리은행(SVB)과 같은 사태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4일 연합인포맥스 해외금리 일별 화면(화면번호 6533번)에 따르면 지난 7개월 사이 중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최대 52.17bp 급락했다. 지난 1일에 장중 금리가 2.2164%까지 낮아져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부 데이터에서는 2.18%의 장중 저점이 확인되는 상태다.

중국 채권시장이 달리기 시작한 시점은 부동산 관련 리스크가 정점에 달하고 있을 때다. 부동산 개발사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청산 결정을 전후로 당국의 유동성 지원책이 터져 나왔다.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안전자산인 국채를 본격적으로 담기 시작했다. 특히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전망까지 확산해 장기 국채로 매수세가 쏠린 것으로 분석된다.

점진적으로 내려가던 국채 금리에 지방은행들이 가속도를 붙였다. 저상증권 통계에 따르면 지방은행들의 올해 상반기까지 국채 순매수 규모는 총 1조5천500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61% 증가했다.

중국 당국은 이를 우려 사항으로 지목한다. 채권시장이 과열됐다고 보고 되돌림 장세의 파급력을 걱정한다. 국채 금리를 적정 수준으로 끌어올리고자 차입 제도를 시행했는데, 뚜렷한 효과는 좀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무분별하게 국채를 담았던 중소은행들의 파산이 리스크로 꼽힌다. 자산-부채 듀레이션(가중평균만기)의 미스매치 때문에 대규모 평가 손실을 보고, 결국 파산한 SVB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악화하면 4천개가량의 중소은행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추측까지 나온다.

맥쿼리의 래리 후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를 지배하는 심리가 디플레이션에서 리플레이션(Reflation·통화재팽창기)으로 바뀌면 중국 당국이 우려하는 금리 리스크가 더 커진다"며 "당국의 부양책에 따라 자금이 주식으로 이동하면서 국채 금리 상승이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CNN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더불어 "대출 수요가 확대하면 은행들도 국채 매수를 줄이게 돼 채권 강세장이 반전될 수 있다"며 "중국의 4천여개의 중소은행이 특히 금리 리스크에 취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즈호증권의 켄 청 외환 전략 이사는 "현재 상황에서 낮은 국채 금리는 중국 경제에 오히려 해롭다"며 "미국과 중국 간의 대외 금리차를 확대시켜 위안화 약세와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을 키울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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