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글로벌 벤처 캐피탈(VC) 업계가 가까운 미래에 크게 축소될 위험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0일 ACME 캐피털의 공동 설립자인 스캇 스탠포드는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0년간 활발하게 투자했던 VC 기업의 절반이 도태돼 결국 무너질 것"이라며 "지금부터 10년 후에는 그 피해가 분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회계 자문 회사인 아이즈너앰퍼가 지난 16일 발표한 분석 보고서에는 2022년 말부터 시작된 VC 거래 활동 둔화가 올해 1분기까지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스탠포드에 따르면 1990년에는 300개의 VC 회사가 170억 달러의 자산을 관리했으나 지난 20년 동안 그 금액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현재는 3천개의 VC 회사가 1조2천억 달러를 관리 중이다.
VC 회사와 관리 자산이 큰 폭 증가한 데 비해 투자금 회수는 소폭 증가에 그쳤다. 1990년까지 VC가 지원한 IPO는 총 127억 달러였는데,가까운미래에위축직면년내절반축소quot국제뉴스기사본문 2021년에는 601억 달러로 증가했다. VC가 지원하는 인수합병(M&A) 거래도 비슷한 상황이다.
스탠포드는 "VC의 급증이 이들이 관리하는 자금이 창출하는 재무적 가치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며 "도취적 모멘텀이 혁신 주기 타이밍의 미묘한 차이를 알아차리기보다 펀드 조성과 자본 배치를 주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벤처 업계 전체가 현실보다 1~2년 정도 앞서가면서 과밀, 과잉 자본과 고평가된 시장을 형성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제 투자자들은 국채와 같이 높은 수익률을 지급하면서도 위험은 적은 투자 등 다른 선택지가 생겼으며, VC도 더 이상 비합리적인 M&A 프리미엄이나 기업공개(IPO) 과열을 주도하지 않는다.
스탠포드는 또한 인공지능(AI)이 반드시 차세대 만병통치약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AI 기술이 공개되고 누구나 이를 활용해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 때 차세대 유니콘이 탄생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며 "깊은 전문성과 강력한 네트워크, 대규모 자금이 없는 투자자가 자금을 조달하고 지속적인 프랜차이즈를 구축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본이 없는 VC는 라켓이 없는 테니스 선수와 같다"며 "그들은 인터뷰하고 헤드라인을 장식할 수 있지만, 경기장에 초대받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VC가 다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시장에 진출한 스타트업들이 자금을 지원받아 경쟁자보다 조금 더 나은 앱을 출시하는 전략을 구사했으나, 최근엔 현직자들이 이 모든 것을 스스로 할 수 있게 되면서 투자자들은 실제로 무언가를 발명하는 회사를 지원해야 하는 리스크가 커졌다.
스탠포드는 "성공하면 엄청난 수익이지만 잘못하면 수익은 제로"라며 "시스템이 우리를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시스템을 위해 일하는 시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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