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해리스 모두 보호무역주의…기회 요인 찾아야"
[※편집자주: 미국 제47대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본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마지막까지 초박빙 판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연합인포맥스는 미 현지 경제·금융·통상·정치 전문가들의 전망과 관전 포인트를 총 다섯 꼭지에 걸쳐 진단합니다.]
(뉴욕=연합인포맥스) 임하람 특파원 = 여한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위원이자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만약 이번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가 당선될 경우 그의 정책은 이전보다 훨씬 강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 전 본부장은 4일(현지시간)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이었던 2017년 당시 주미국대한민국대사관 상무관을 역임했었던 때를 회상하며 '트럼프 2기'가 현실화할 경우 이는 이전과 분명 다를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 집권했을 당시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았던 면이 있었고,美대 정부 내에서도 특정 사안에 대해 동의하지 않거나 하는 균열이 종종 발생했다.
그러나 현재는 트럼프 후보의 의중과 정책 방향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경제 쪽 경험을 가진 인사들이 트럼프 캠프에 포진해 있다. 미국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은 트럼프 2기의 청사진인 '프로젝트 2025(Project 2025)'를 통해 트럼프 후보의 당선 직후 행정권을 휘두르기 위한 인력배치와 정책의제 설정을 마친 상태다.
만약 '트럼프 2기'가 들어온다면 트럼프 후보는 집권 직후부터 정책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라고 여 전 본부장은 설명했다.
다만, 이번 대선에서 승자가 누가 되든 미국 정치권은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고 있고,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여 전 본부장은 강조했다.
여 전 본부장은 "2017년부터 변곡점이 생기며 세계 경제 시스템은 새로운 질서의 판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보호무역주의가 미국을 중심으로 해서 등장하고 있고, 경제 안보가 정책 기저 요인이자 새로운 조류가 되어 등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이든 '아메리카 퍼스트'가 우선이 되는 상황이고 정부가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경쟁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게 하는 새로운 질서의 판도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그 흐름에 맞게 전략을 재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에서는 모두 반중 정서가 강하다. 미·중 간의 지정학적 경쟁 측면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간 큰 차이가 없다고 여 전 본부장은 지적했다.
이번 대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우리 경제에는 위기와 기회가 모두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 양당의 반중 정서를 고려하면 우리 기업과 자본시장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여 전 본부장은 꼽았다.
최근 미 정치권의 대중 규제로 중국 기업이나 기술이 미국에서 자리를 잡기 어려워진 점은 한국 기업이 미국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기회를 더 얻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미 정부의 최우선 정책순위 중 하나가 미국 제조업의 재부흥인 만큼 한국 기업들이 이 부분에서 유력한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대중 투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하고 월가 기관들이 '탈중국(Ex-China)'을 향하고 있는 만큼 자본 시장에서도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공지능(AI)이나 반도체 부문에서는 미국 프라이빗 에쿼티나 벤처캐피탈이 중국에 자본을 투자하는 데 대한 강한 규제가 작동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으로 향하던 미국의 자본이 말라가고 있는 상태고, 대체의 투자처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발 빠르고 합리적인 정책으로 이 같은 자본을 유입시켜야 한다고 여 전 본부장은 전했다.
여 전 본부장은 "트럼프, 해리스가 될 경우에도 모두 위기와 기회 요인이 있다"며 "큰 그림에서 보면 얻을 것이 많기 때문에, 놓치면 안 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시각에서도, 여러 나라가 공통으로 직면한 보호무역주의라는 도전에서 한국 상황을 직시해 혁신과 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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