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달러 환율은 2년 반 만에 최고치
(뉴욕=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영국 정부가 재정 부족을 이유로 '깜짝 증세' 방안을 꺼내 들자 영국 국채가격이 급락하며 예민하게 반응했다. 영국 정부가 당장 국채 증액을 계획하진 않았지만,英국 재정이 부족하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현재가 화면(화면번호 6531)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오전 10시 30분 현재 영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장 대비 7.56bp 오른 3.991%를 기록하고 있다. 10년물 금리는 오전 9시에는 4.000%까지 오르기도 했다.
영국 10년물 금리가 장 중 4%를 찍은 것은 지난 7월 31일 이후 처음이다.
10년물을 비롯해 중장기물 금리는 전반적으로 7~9bp 사이의 상승폭을 그리고 있다.
영국 국채금리가 튀면서 다른 유럽 국채금리도 동반 상승세다. 독일과 프랑스의 10년물 금리도 전장 대비 5bp 안팎으로 오르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오는 10월 발표할 정부 예산안에서 세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이날 TV 연설에서 밝혔다.
그는 "10월로 예정된 예산안이 고통스러울 것"이라며 "상황이 상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하다"고 재정 상황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처한 상황을 고려할 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장기적 이익을 위해 단기적 고통을 감수해달라고 큰 부탁을 해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영국 통계청(ONS)이 지난 21일 발표한 7월 공공부문 순차입(수지) 규모는 31억파운드(5조4천억원)로 집계됐다. 전문가 예상치인 15억파운드의 두 배를 넘었다. 7월 수치는 코로나19 사태로 지출이 많고 세수가 적었던 2021년 이후 최고치다.
다만 세금 인상 방안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채 "몇 주 안에 예산안이 발표될 것이며 세부 사항은 거기서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자본소득세와 일부 상속세가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야당인 보수당은 선거 과정에서 증세는 없을 거라고 공언한 노동당이 손쉽게 공약을 파기했다며 기습 증세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와 함께 재정 부족을 공론화한 만큼 영국 정부가 국채 발행량을 더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국채금리에 상방 압력을 넣고 있다.
한편 영국 파운드화는 가파른 강세를 나타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21달러대를 기록하며 전날보다 0.2% 이상 오르고 있다. 한때는 1.32463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는 2022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달러화 대비 파운드화의 가치가 2년 반 만에 가장 높았다는 의미다.
jh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0시 19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