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에 대해 월가 전문가들은 대체로 9월부터 기준금리가 인하되는 데 장애물이 제거됐다면서도 주거비가 가파르게 튄 점은 신경 쓰인다고 평가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 생각에 7월 CPI는 스트라이크 존 바로 아래에 꽂혔다"고 말했다.
잔디는 "소비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식료품 인플레이션이 계속 매우 느리게 오르고 있다는 점"이라며 "휘발유나 신규 세입자를 위한 시장 임대료 같은 비슷한 필수재와 결합해보면 특히 가장 고통스러웠던 저소득 소비자에게 정말 고무적인 소식"이라고 말했다.
JP모건프라이빗뱅크의 조 세이들 선임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최악의 시기는 지나온 것 같다"며 7월 수치는 "정책결정자들의 장기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약 2%에도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프린시펄자산운용의 시마 샤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이날 나온 CPI는 연준이 9월부터 금리인하를 개시하는 데 있어서 남은 장애물을 모두 제거했다"며 "다만 50bp 금리인하가 그렇게 긴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보여줬다"고 말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폴 애쉬워스 수석 북미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 7월 CPI는 개선된 데이터이고 9월 25bp 금리인하를 지지하는 추가 증거"라고 진단했다.
다만 7월 CPI에서 주거비가 다시 가파르게 상승한 점은 찜찜한 구석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7월 주거비 물가는 전월 대비 0.4%,美월 전년 동기 대비로는 5.1% 상승했다. 이는 전월의 월간 상승률(0.2%↑)보다 두 배가량 가팔라진 수치다.
노동부는 주거비 물가가 7월 소비자물가 상승의 90%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주거비는 CPI 가중치의 35%를 차지하는 가장 큰 요소로 CPI 산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월가 이노미스트들도 현재 연준의 목표치보다 인플레이션이 높게 유지되는 데는 주택 문제가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입을 모은다.
애쉬워스는 "7월 주거비가 가파르게 반등한 것은 실망스러운 디테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6월에는 주택 인플레이션 측정 지수가 모두 가파르게 둔화했었고 그것이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며 "7월 주거비 수치는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잔디는 "주거 문제를 제외하면 우리는 연준의 목표치에 도달했고 그 이상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선 임무가 완수됐다"고 평가했다.
잔디는 주거비 상승률은 정부의 측정 방식 때문에 유빙 같은 속도(glacial speed)로 오르내린다며 이 같은 데이터 이상 때문에 지난 2년간 인플레이션은 실시간 임대시장에서 나오는 긍정적인 소식을 가려왔다고 주장했다.
7월 CPI는 주거비를 제외하면 연간 상승률이 1.7%에 그친다. 연준의 목표치 2%를 밑돈다.
주거비뿐만 아니라 서비스 물가 또한 여전히 눈여겨봐야 한다며 아직 승리를 선언하기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세이들은 "노동 비용에 일반적으로 더 민감한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고용 둔화와 임금 성장세 하락을 고려하면 더 완만해질 필요가 있다"며 "고금리는 수요를 줄임으로써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역할도 했다"고 말했다.
찰스슈왑의 리즈 안 손더스 수석 투자 전략가는 "7월 인플레이션은 내렸지만, 끈적한 영역은 계속 끈적하다는 게 확인됐다"며 "물가와 고용 지표 모두 계속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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