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YMI] 계속되는 연준의 미 국채 '베이시스 트레이드' 걱정 < 국제뉴스 < 기사본문

7월 의사록 "미 국채시장 레버리지 여전히 위험"

팬데믹 사태 직후 미 국채시장 혼란 주범으로 인식…지속 경계

워싱턴D.C. 연준 에클스빌딩의 독수리상.
사진 제공: 연준.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통화정책 결정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두 번 회의에 한 번꼴로 금융안정 이슈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갖는다.

연준 실무진이 금융안정 관련 개별 항목들에 대한 평가를 제출하면 FOMC 참가자들이 이를 놓고 의견을 개진하며,계속되는연준의미국채베이시스트레이드걱정국제뉴스기사본문 이는 FOMC 의사록에도 실린다.

지난 7월 FOMC(30~31일)가 바로 그런 자리였다. 제롬 파월 의장은 7월 FOMC 기자회견에서 "첫날에 금융안정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21일(현지시간) 공개된 7월 FOMC 의사록에 실린 금융안정 논의 내용은 분량부터가 지난 5월에 비해 많았다. 연준 실무진이 미국 금융시장의 취약성에 대한 평가를 '주목할 만하다'(notable)로 유지한 가운데 FOMC 참가자들의 코멘트는 이전에 비해 경계심이 커진 뉘앙스를 풍겼다.

특히 주목할 만한 대목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근간이 되는 미국 국채시장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늘어난 것이었다.

의사록은 "몇몇(several) 참가자가 미 국채시장의 레버리지가 여전히 위험으로 남아있으며, 중앙청산으로 전환하는 동안 미 국채시장의 회복력을 모니터하는 것이 중요하다거나 유동성 지원수단(backstop)으로써 연준의 스탠딩 레포(SRF)에 대해 소통하는 것이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기술했다.

5월 의사록에서 해당 우려를 제기한 참가자는 "소수(a few)"로 더 적었다. 그때 사용된 표현된 "위험(risk)"이 아니라 "잠재적 취약성"이었다.

FOMC 참가자들이 7월 회의에서 지적한 미 국채시장의 레버리지는 헤지펀드들이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베이시스 트레이드'(basis trade)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7월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실무진은 "비은행 부문의 경우 헤지펀드의 레버리지는 201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부분적으로 현물-선물 베이시스 트레이드 확산으로 인한 것"이라고 FOMC에 보고했다.

베이시스 트레이드는 현물과 선물 중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자산을 사고 다른 것을 매도하는 방법으로 차익을 취하는 전략을 일컫는다. 시장의 유동성을 높여주는 순기능도 하지만 높은 레버리지가 동원되기 때문에 시장 변동성을 키울 위험도 안고 있다.

2020년 3월 팬데믹 사태 발발 전후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 일간 차트.
출처: 연합인포맥스.

연준이 베이시스 트레이드에 주목하게 된 것은 2020년 3월 팬데믹 사태 직후 미 국채시장에 전례 없는 충격을 준 주범이 바로 헤지펀드의 베이시스 트레이드라는 인식이 시장에 자리 잡게 됐기 때문이다. 당시 연준은 미 국채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무제한 국채 매입에 나서야 했다.

문제시되고 있는 것은 헤지펀드의 미 국채 '현물 매수-선물 매도' 베이시스 트레이드다. 팬데믹 사태 직후 잠시 동안 미 국채 수익률이 치솟은 것은 헤지펀드들이 구축한 이 포지션이 가파른 되돌림 압박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게 정설처럼 여겨지고 있다.

연준 실무진이 규정한 '베이시스 트레이드' 시기(회색 음영).
출처: 연준 홈페이지.

연준 실무진은 지난 3월 보고서에서 "연구에 따르면 헤지펀드의 급속한 베이시스 트레이드 언와인딩이 2020년 3월 미 국채시장 스트레스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2018년부터 2020년 초까지를 헤지펀드의 베이시스 트레이드가 늘어난 시기로 규정했다.

보고서는 팬데믹 충격으로 해당 트레이드는 인기가 한동안 꺾였으나 2022년 하반기부터 다시 규모가 커지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2023년 9월 기준으로, 우리는 헤지펀드가 2017년 9월 이후 미 국채를 순매수한 금액이 6천260억달러에 달하며, (이 가운데) 4천780억달러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베이시스 트레이더로 분류될 가능성이 큰 헤지펀드들이 순매수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헤지펀드의 미 국채 누적 순매수 현황. 파란색이 '베이시스 트레이더'.
출처: 연준 홈페이지.

7월 의사록에서 연준 실무진은 금융섹터 전반의 레버리지 수준을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실무진은 "생명보험사의 레버리지가 다소 높아졌으며, 이들의 위험하고 비유동적인 증권 보유량은 계속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양적긴축(QT)의 중단과 관련된 구체적 힌트는 의사록에서 제시되지 않았다. "몇몇" 참가자가 "머니마켓 환경과 지급준비금 수요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모니터할 필요를 강조했다"고 의사록은 기술했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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