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머스크, 더닝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관계는 갈수록 각별해지고 있다. 머스크는 한때 트럼프를 멀리했지만,트럼프머스크더닝 이제는 트럼프 손녀의 삼촌이 됐다. 트럼프 2기 내각에도 공식적으로 합류했다.

억만장자들의 브로맨스는 결국 새드 엔딩일 것이라는 견해가 나왔다. 둘 다 더닝-크로거적 경향이 있어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채 결별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영국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인 이안 홀링스헤드는 13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의 관계는 이합집산 로맨스를 다루는 블록버스터 영화로 제작했을 법하다"며 "억만장자 두 명이 현재 의견을 일치하는 데는 분명 여러 이유가 있다"고 적었다.

그는 과거 머스크 CEO가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하지 않았던 일화부터 소개했다. 지난 2016년에 머스크가 트럼프를 보고 대통령에 적합한 사람이 아니라고 밝힌 것이 유명하다. 지난 2022년에도 공화당 대선 주자로서 트럼프가 아닌 론 데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선택한 사례까지 넣었다.

하지만, 이제 머스크 CEO는 트럼프 당선인의 오른팔로 불린다. 전일에는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머스크를 앉혔다.

트럼프 당선인과 머스크 CEO는 관료주의를 없애고 경제 성장을 촉진한다는 공통 분모가 있다고 홀링스헤드는 설명했다. 실상 미국의 각종 규제 완화 과정에서 많은 수혜를 보는 사람이 머스크라는 것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을 비롯해 국방부, 교통부, 에너지부, 도로교통안전국(NHTSA), 증권거래위원회(SEC)까지 모두 머스크의 사업을 가로막는 곳이라고 봤다. 머스크는 트럼프의 선거를 아낌없이 도왔고, 당선이라는 결실을 공유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홀링스헤드는 머스크가 정부효율부 수장으로서 실패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 연방 정부는 300만명에 가까운 인원이 있고, 방대한 예산을 담당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가 엑스(X·옛 트위터)처럼 다룰 수 있는 곳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머스크에게 소위 '퍼주기'를 하진 않을 것이라고도 진단했다. 트럼프의 옛 저서 제목이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이라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테슬라의 판매량과 상관없이 중국을 때릴 것이고,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한다면 머스크의 스페이스X 사업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엑스의 전신 트위터의 유럽·중동·아프리카 담당 부사장을 지낸 브루스 데이즐리는 "머스크와 트럼프는 더닝-크루거적 경향이 어느 정도 있다"며 "명성에 비해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하늘이 무너지게 된다"고 평가했다.

더닝-크루거 효과는 능력이 없는 사람이 나쁜 판단을 내려 잘못된 결론에 도달하지만, 실수를 알아차릴 만큼의 능력도 없는 현상을 뜻한다.

홀링스헤드는 "트럼프와 머스크라는 알파 남성들의 엄청난 자존심을 고려하면 둘 다 자신을 주인공으로 여길 것"이라며 "해피엔딩을 생각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더불어 "트럼프는 머스크를 지루해하거나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부 장관 등에게 그랬던 것처럼 밀어내게 될 것"이라며 "둘의 사이는 틀어지고 눈물로 브로맨스가 끝날 듯하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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